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온 뒤 하늘
20100423 @ 강남역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올해의 목표 하나 추가
화를 잘(Not often but well)내는 사람 되기.
언젠가부터 사람들 속에 섞여 있으면서 느낄 수 있는 기쁨에 기대를 갖기보다 내가 받게 될 상처를 가늠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혹은 그들로 부터 이전에 받았던 상처에 대해서.
그래서 관계의 지속보다는 단절을, 다가가기 보다는 물러서기를 택했었다.
특히 사랑한다는 전제 하에 오고가는 말들은 그 끝이 더 날카롭다.
그것으로인한 상처의 깊이를 표현하고 치유하는데 아직 너무 서투르다.
관계를 두려워하는 동시에 고립을 우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를 잘 내는 방법을 찾고 시도하고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는 최선의 방어.
누군가 좋은 방법을 알고있다면 귀뜸해주길.
출처 : 걸어서 세계속으로 홈페이지
이게 다 OOO 때문이다.
빨리 설겆이하고 OOO랑 수다떨고 싶어서
출근길에 단 5분이라도 OOO랑 만나고 싶어서
OOO를 기다리는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해서
나 자신을 스스로 동기부여의 대상으로 삼지 못하고
꼭 누군가 때문에 즐겁고 행복해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Self Motivation 이란 그래서 어렵고 또 쉬운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부족할 것도, 남 부러울 것도 없고,
도도하고 당찬 여자, 서영.
그런 그녀가 초점 잃은 눈빛을 하고 내뱉는 대사
"내 사랑에는 이성도 인격도 없어요"
시청자 게시판의 네티즌들은 그녀를 미저리 취급하면서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그녀의 감정은 사랑도 아니라고 비난한다.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결혼할 사람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파혼했다가
다시 돌아가려니 그 사람 옆에는 이미 딴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된 서영의 임신.
돌아가기 위해 두 사람을 떼어 놓으려다가 아이도 잃고 결국은 외국행.
1년 후 방송으로, 책으로 만나게 된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은
잊은게 아니었음을 일깨워줬다.
처절하게 매달리고 필사적으로 행동하는 그녀의 캐릭터에 왜 나는 비난보다 공감과 측은함이 밀려오는지.
본인도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문제임을,
스스로 내친 사람일지언정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확신(착각일수도 있지만)이 생겼을 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너무도 간절히 들 수도 있음을,
나는 이렇게 공감하고, 안타까워 하고, 또 슬퍼하고.
R선배가 그랬다.
내 얘기도 아닌 노래 가사에, 드라마에, 영화에 너무 깊이 빠지지 말라고.
나 또 이렇게 허우적대고 있네.
어서 나와.
Out of 몹쓸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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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롤러코스터 같은 저자의 감정선이 나와 참 비슷해 우리는 필시 같은 종족이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력하게 들었다.
그렇지만 여행 말미에 가서 일희일비하지않는 초연한 자세가 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그동안 내가 가졌던 고민-어떻게 하면 감정의 진폭을 줄일 수 있을까-를 해결하는 열쇠가 여행에 있지 않나 생각했다.
교환학생이 되고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영어공부, 하다보니 욕심이 커져서 나는 유학을 꿈꿨다.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외국에서 생활하며 부리는 허세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당분간'이라는 전제 하에 나의 꿈은 잠시 쉼표를 찍었다.
욕심많고 계획많고 잡다하고 깊이 없이 아는 것 많은 내가 '하고싶은 것이 없는 상태'는 정말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나 다운 것과 나 답지 못한 것은 나도 알고 엄마도 알고 내 친구들도 안다.
그래서 '내 꿈은 검색중'이라는 변명을 하며 버티고 있었다.
'1만시간동안의 남미'는 내가 진짜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갈구하는 물음을 다시 시작하게 해주었다.
언제고 책은 나에게 중요한 자극제이다. 한동안 읽고 쓰기를 게을리 했던 탓에 일종의 '희망공황상태'에 있었다.
일상이나 소소한 고민들 속에 파뭍혀 길을 잃었을 때 묵어있는 머릿속을 갈아 엎고, 생각에 고랑을 내고 물을 대주기 시작하는...
책은 그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
회사 일 때문에 힘든 순간마다 나를 지탱해주던 것 중 하나는 여행에 대한 희망이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면 나에게 경력이 쌓이고 돈을 벌고, 경력이 쌓이면 더 많이 벌고, 아쉬움 많았던 배낭여행을 추억하며 언젠가 그 자리에 다시 갈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이었다.
유학까지 부풀었던 꿈은 어느새 '그냥 몇년만 외국에서 살다 오면 좋겠다' 로 줄어들더니 이번엔 '몇년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나 스스로에게 여행을 선물하면서 살면 어떨까'에 생각이 이르렀다.
꿈이 축소된 것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현실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룰 수 있는 꿈이 생겼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행복감으로 월요일을 시작한다.
여행을 가면 가급적 엽서를 쓰려고 한다.
특히 해외여행에서.
"나 외국물 좀 먹는다" 자랑도 자랑이지만 "여기까지 와있지만 너 생각했다" 이런 생색내기용이기도 하다.
여행에서 돌아와 친구방 한켠을 장식하고있는 엽서. 런던 대영박물관 근처에서 사서 프랑크프루트로 가는 버스 안에서 쓰고 프라하에 가서야 싼 우표로 붙였던 나름 여정이 담긴 엽서였다.
"이거 내가 보내준거네~" 하면서 느끼는 뿌듯함. 그런거다.
8개월 꽉 채워 어학연수를 하고 곧 돌아오는 그 친구가 엽서를 보내줬다.
런던 타워브릿지의 야경이 담긴.
친구가 곧 돌아온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과
그가 돌아오는 발걸음에 얼마나 아쉬움이 묻어날까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언젠가 그 주인공이 내가 되는 것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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