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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 2탄 : 연극 낮잠
기간 : 2010년 1월 26일 ~ 3월 28일
일시 : 평일 오후 8:00 / 토 오후 4:00, 7:00 / 일.공휴일 오후 3:00, 6:00 / 월쉼 장르
장소 : 백암아트홀
출연진 :
이영하, 김창완, 오광록, 서지영, 이항나, 기범, 이주승, 김기천, 박수영, 이세나,
박하선, 김도연, 이지혜


겨울 날 거실 안으로 낮게 스며든 햇볕에 낮잠을 청한 것 같이.
연극 '낮잠'은 차분하면서도 은근한 달달함이었다.

노을같은 노년에 대한 읊조림과 인물 스스로 뜨악할정도로 추락한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극 초반은 다소 불편했다. 동정이나 연민이 일어나긴 해도 솔직히 아름답게 보이지 않으니까.

안쓰러운 모습을 한 노인들이 40년만에 만나 고등학생 시절 윤동주니 박인환이니 하는 교과서에 나왔던 시인들의 작품을 주고 받는다.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두고 주먹다짐을 한다. 자장가를 불러주고 하모니카를 연주해준다. 삶의 빛나는 순간을 추억하고 동시에 또 다른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허진호 감독은 연출의 변에 '인생은 신비롭다'고 했을까.

"그 때 왜 그러셨어요?"
라는 이선의 대사를 들으며 떠오른 생각은 '주저없이 사랑해야겠다는 것'.
연극에서처럼 어린 내가 나이든 '나'를 만나더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극중 대사에 일부 등장하는 시를 찾아보았다.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공연 정보>
공연명 : 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 2탄 : 연극 낮잠
기간 : 2010년 1월 26일 ~ 3월 28일
일시 : 평일 오후 8:00 / 토 오후 4:00, 7:00 / 일.공휴일 오후 3:00, 6:00 / 월쉼 장르
장소 : 백암아트홀
출연진 :
이영하, 김창완, 오광록, 서지영, 이항나, 기범, 이주승, 김기천, 박수영, 이세나,
박하선, 김도연, 이지혜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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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청미래,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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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장을 덥자마자 떨리는 마음으로 빨리 몇자라도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앞에 읽은 몇 권의 책들은 신나게 읽고도 어딘가 모르게 허탈하고 마음껏 다 이해하지 못했다는 헛헛함 때문에 기록을 남기는 것을 미루거나 포기했다. 뿐만 아니라 요 근래 부표잃은 어부처럼 방황하던 터였다.

메인 편집의 힘을 막강하게 발휘하고 있는 네이버 덕분에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유명인의 서재를 탐방하고 그가 읽은 책, 책에 대한 생각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김제동이 이 책을 추천했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분명 내가 관심 갖고있는 주제들을 그 만의 개성으로 다루지만 책장넘기기가 만만치 않았던 기억이 있다. 번역탓인지 아니면 그의 문체가 독특해서인지.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평을 검색해보니 그의 처녀작이자 전세계적으로 열렬한 반응을 이끌었다고 한다.

제목부터가 나의 관심을 끌기에 적절했다. 몇년째 한 사람에 대한 생각 때문에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이, 생각으로부터 파생되는 감정들이 '사랑'이라고 불릴만한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왜 이렇게도 오랜시간을 도돌이표를 연주하듯이 반복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너라는 대상보다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나를 탐구하는 편이 조금이나마 더 쉽지 싶어서.

그래서 대답을 구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뭐라고 해야할까.
나를 이해하는 데 반 발자국 정도 다가갔다고 해야할까.

저자의 주장들, 분석들을 뒷받침하기에 내가 경험한 것들을 다 대입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만큼 공감한다는 뜻이다. 평소 때 같으면 공감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그로인해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이 누구나 느끼는 흔한 것이라면 그것은 달갑지 않게 다가온다.
TV광고처럼 '다~그래'를 뒤집고 Oleh~! 를 외쳐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 같은 것이 머릿속을 채우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어떻게?

한동안 책읽기의 목적 조차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너를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나를 사랑하는 너의 부재란, 너의 존재 안에서 내가 존재하지 않는 다며.
나에게 의미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고전과 신간을 번갈아가며 읽겠다는 막연한 계획을 지속하기란 어쩌면 처음부터 오래가지 못할 계획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간혹 알랭 드 보통 같은 현학적인 작가를 만나면 그가 하는 이야기 속에서 책읽는 이유를 발견할 때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것에 대한 뿌듯함과 모르는 것에 대해 탐구해보고 싶은 욕구의 자극. 컴퓨터 화면으로 웹페이지를 볼 때 처럼 텍스트와 텍스트가 링크로 연결되어있는 하이퍼텍스트를 보고 있는 기분.

바닥에 떨어져있던 욕구들을 추스러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람.

저자 특유의 통찰력이 돋보였던 부분, 표현이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옮기려고 하면 타이핑을 노동처럼 하게 될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의 목차 정도만 간략하게 남겨야겠다.

제11장 그녀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제14장 나의 확인
제18장 낭만적 테러리즘
제21장 자살
제22장 예수 콤플렉스


다음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을 예정.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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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세계문학전집 5)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조지 오웰 (민음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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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하나 하나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시대를 초월하는 명성과 평가가 왜 나에게는 와 닿지 않는가' 였다. 배경지식이 부족해서인가 아니면 말장난 같거나 자극적인 비유가 가득한 요즘 책들에 익숙해서인가.

동물농장은 해설을 읽기 전에도 무엇을 풍자하고자 하는가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다행이었다. 친절한 해설을 읽고는 고맙기까지했다.

등장하는 동물들을 실제 인물에 1:1 대응시키고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의 의도까지 설명해준다. 풍자란 역사를 관통하여 광범위하게 적용되기도 하지만 작가가 비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해당 역사적 맥락 안에서 정확하게 이해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씁쓸게도 가상의 적수를 만들어 유언비어를 퍼트리면서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나 그 때 그 때 다른 말로 군중을 현혹하는 과정들은 지금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다.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는 군중의 모습 또한.

사회주의자로서 뒤틀리고 왜곡된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다운 저자의 행동하는 지식에 감동했다. 우왕좌왕하는 군중이 아니라 발전적인 비판을 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한 사람이 되기위해 지식이 필요함을 생각했다.

2010년에도 고전 읽기는 계속하기로 했다.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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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만들어 준 소중한 기회로 탱고 공연을 접했다.
벌써 한 달이 지난 일인데 공연이 남긴 탱고의 이미지는 매우 강렬하게 남아있다.
장미를 입에 물고 스타카토로 끊기는 음악에 맞춰 절도있게 고개를 흔들고.
흔히들 가지고 있는 탱고의 이미지보다도 공연의 내용은 더욱 풍부한 자극을 선사했고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정통 탱고 뿐만아니라 현대무용과의 적절한 접목과 개성있는 연출 덕분에 무용수들의 스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치 몸이 하나의 악기가 되어 탱고를 연주하듯 음표 하나하나를 정확하고도 유연한 스텝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
특히 거울로 반사되는 것 같은 컨셉으로 세 사람의 무용수가 연출한 무대가 인상적이었고
최고의 무용수 두 사람이 보여준 마지막 무대는 말 그대로 유혹의 절정이었다.

몸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재주가 없는 사람으로서 스윙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그간 춤실력보다는 스윙이라는 춤에 대해, Social Dance 에 대한 생각들을 더 많이 차곡차곡 쌓은 듯 하다.
프로그램에 실린 인터뷰 내용에 스윙과 맞닿은 부분이 많아서 옮겨 놓는다.


[Interview]탱고는 인생을 담고 있는, 평생을 배워야 할 춤이다.
- 강영은, 김지은 아나운서와 함께한 탱고대담


"탱고 음악이 있었기에 탱고를 계속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 탱고를 배울 때, 마음만 앞서고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힘들었다. 머리 속으로 다음 동작, 그리고 다음 동작만 성급하게 외우려고 하고, 어느 순간 모든 걸 다 놓고, 음악을 듣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몸이 자유로워졌다. 탱고 음악이 들리는 순간, 탱고 춤이 편해지기 시작한거다."

"흔히들 탱고는 남자가 리드하고 여자가 따라가는 춤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남자가 리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도 하고 싶은 동작에 관한 적절한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서로의 바램을 맞춰 나가는 거다. 사랑과 닮은 부분이 많다.


"맞다. 탱고 음악이 흐르는 3분은 '상처 없는 사랑'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남녀를 떠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서로에게 전해질 때 탱고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천천히 걷기만 해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탱고를 추던 커플을 본 적이 있다. 아름다운 탱고를 만드는 것은 기교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과 자신에 대한 확신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너가 발을 밟더라도, "내 잘못이에요"라고 말하면서, 상대를 보듬고, 실수를 감싸주었던 사람들이 리드도 더 아름답게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서 탱고를 청소년들이 배웠으면 한다.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탱고를 배우는 거다. 탱고 기본 동작은 남녀가 가슴과 가슴을 맞닿아 서로에게 의지하는 거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중심을 스스로가 컨트롤 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균형이 무너지면, 흐트러지기 때문에, 탱고를 추면서 이런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 출연으로 몇 달간 손 놓고있던 탱고를 다시 연습하게 되었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데 파트너로 함께 한 탱고 선생님이 연습 중에 등을 토닥이며 "너무 잘하셨어요" 하는데 그렇게 위안이되더라. 지금 내 나이가 남에게 칭찬할 일은 많아도 칭찬 받을 일은 거의 없는 나이라 생각했는데. 별거 아닌 말이었지만 마음에 깊이 다가왔다. 내가 정말 잘하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탱고를 하면서 많이 웃게 되는 것 같다. 너무 못하면 민망해서 웃고, 잘 하면 즐거워서 웃고."

강. 김
"탱고는 인생을 담고 있고, 삶을 보여주는 평생 배워야 할 춤이다. 70살, 80살이 되어서 더 아름답게 탱고를 추는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좋다"

"탱고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녹아 있는 춤입니다. 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듯이 100사람이라면 100가지의 서로 다른 탱고가 존재하는 것이죠. 우리가 사는 동안 가장 젊은 날인 오늘, 나만의 향기가 묻어나는 탱고를 한 번 시작해보지 않으실래요?"

탱고라는 단어를 스윙댄스로 치환해도 될만큼 통하는 부분이 많은 이야기였다.
배려와 교감, 소통이 어떤 방정식을 거쳐 즐거움을 선사하는 지,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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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 1탄 : 연극 엄마, 여행갈래요?
기간 : 2009년 11월 17일 ~ 2010년 1월 17일
장소 : 백암아트홀  약도보기
http://www.directorm.co.kr/


깊은 공감
'엄마, 여행갈까요?' 라는 제목만 들어도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동시에 뻔하지 않을까, 눈물 짜내는 신파는 아닐까 하는 삐딱한 생각도 든다. 
다행히 눈물샘을 자극하는 억지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철 없는 현수에게서 내가 보이고 미련하게 보일만큼 자식을 생각하는 현수 엄마에게서 우리 엄마가 보였다. 그래서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눈물을 거부할 수 없었던 공연.

스테디 소재, 이따금씩 다시 봐줘야 하는
결말이 궁금해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맛을 가진 소설이나 영화가 있는가 하면 '엄마, 여행갈까요?'같은 연극은 끝을 알고 달려가는 등장인물들의 고군분투를 지켜보는 맛이 있다. 더구나 그 모습이 너무나 나 자신과 닮았기에 마음을 쿡쿡 찔리는 것 같았다. 전구 갈아끼우는 것 쯤의 아무것도 아닌 일을 결국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해치우는 현수를 보면서, 필요할 때만 엄마를 찾고 자기 계획과 틀어졌을 때는 화를 내고야 마는 현수 누나를 보면서. 내게는 별로 어렵지 않지만 엄마가 바라는 일들-전화 한 통 하는 것 같은-을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되는 것이다. 또 '엄마 없이도 잘 살 수 있지' 라는 말을 우리 엄마한테 들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몰랐는데 관객의 입장으로 듣고 나서야 눈꼽만큼의 이해에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 그래서 식상할 것 같지만 이런 소재를 의도적으로 접하고 이따금씩 잊고 지냈던,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되는 가족간의 뜨끈한 무엇인가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대사 실수 마저 자연스러워 보이는 김상경
철저히 철없어 보이는 김상경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봤는데 거기 등장한 김상경이 너무 본능에 충실하고 허술하고 책임감 없고 그래서 더더욱 현수 역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몇 군데 대사를 대충 얼버무리는 것 같았는데 그것마저 실수가 아니라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배우가 김상경이 아닌가 한다. 허술한게 잘 어울리는 배우.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다. 하나의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 예측 가능한 사람은 좀 재미가 덜 하니까.

감독 무대로 오다
영화감독이 연극 무대를 연출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보통 연극과 어떻게 다를까 라는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최근에 본 연극, 뮤지컬 무대 한켠에 스크린이나 대형 모니터 같은 장치들이 종종 등장했기 때문이다. 외국어 공연에서 단지 자막을 보여주는 용도부터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담은 영상을 통해 다이나믹한 구성을 취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본 적이 있다. 기대와는 달리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공연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것 정도? 영화감독이 무대로 와서 영화의 색채를 드러냈다기 보다는 영화에서도 한번 쯤 해보고 싶었던 어머니 이야기를 무대에서 풀어놓은 정도. 더구나 그것을 풀어놓는 방법이 연극으로써는 완숙되지 못해서 처음 시도한 레시피로 만든 퓨전음식을 맛 본 느낌과 비슷하달까. 잦은 암전과 통채로 바뀌는 세트 등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눈에도 아쉬웠던 부분들이 있었다.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발레 공연 '홍등'을 보고 눈이 너무 높아진 탓일까. 감독 특유의 색채감을 발레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고 영화와는 또 다른 한 편의 독립된 작품으로 큰 감동을 주었었는데.

세상에 죽은 사람들은 다 암 환자?
실제 등장 인물 중 암환자는 현수 엄마 한 사람인데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에서 죽은사람은 모두 암으로 죽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좀, 작위적이지 않은가. 작명도 좀. 죽은 정수와 히치하이커의 이름이 같고 광녀의 죽은 아들 이름도 주인공 현수와 비슷한 연수. 엄마의 건강이 악화되어감을 알리는 신음 소리도 좀 아니지 싶었다. 그 정도 연륜과 무대경험이 있는 배우에게서 나오는 신음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가 '하루' 라는 영화다. '눈이 괜찮다 괜찮다 하고 내린다'는 시를 인용한 대사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리 말을 사랑하고 우리 말로된 작품들을 사랑한다. 내가 본 공연을 아끼는 마음으로 주저리주저리 얘기가 길어졌음을 양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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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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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구병모 (창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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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을 읽다가 '어쩌면 내 생각과 저렇게 똑 같을까' 싶을 때가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으면서도 작가, 혹은 등장인물의 생각이 너무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글을 쓰고 그것을 발표하여 사람들과 나누는 행위의 목적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깊은 공감을 추구하는 저변에는 외로움, 고립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설정해 놓고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인위적인 그 틀로 인해 현실에 대한 이해에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초등학생 때 "그래, 결심했어!"라고 외치고 두 가지 선택의 결과를 다 보여줬던 TV 예능프로를 생각나게 하는 결말도 재밌었다. 

11월에는 손에서 책을 놓고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는데 다시 무엇인가 읽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 책이다. 

기억에 남는 몇 줄.

'과열된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수소를 가득 담은 풍선만큼이나 끝없이 상승할 수 있다. 감정과 풍선의 공통점은 비가시권의 높이에서 제풀에 폭발해버린다는 것.'

'도대체가, 지금을 부정하는 인간이 이런 걸로 조금 도움을 얻어보았자 무얼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거지? 기억해둬,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아니야.'

감정은 실제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와 상관없이 부풀려지고 확대될 수 있다는 것.
현실에 대한 인정 없이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음을.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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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연수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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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마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일 때면 정민은 외할머니가 들려준 수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어두운 밤하늘에 수많은 전파들이 존재하듯, 외롭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을 가득 메우고 있을 것이라고 정민은 생각했다.
"

"
인간의 수명이 70살이라고 할 때, 우리는
4. 3000번 운다.
7. 540000번 웃는다.
540000/3000=180
180일는 숫자는 이런 뜻이다. 앞으로 네게도 수많은 일들이 일어날 테고, 그중에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할 텐데, 그럼에도 너라는 종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아 한 번 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

분명 신나게 읽었는데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가 잘 잡히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서는 누가 누구에게 하는 이야기인지 주체조차 혼란스럽다.
한 달이나 지나도록 남아있는 이미지는 '왕비의 밥상 걸인의 찬'이라고 주고받는 알콩달콩한 연애장면.
그리고 읽으면서 표시해 두었던 몇 줄.

제목을 곱씹으며 생각해 보건데,
혹시 이런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섣부른, 설익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계는 그것과 상관없이 내 삶을 통째로 바꿔놓기도 한다.
거대한 그 무엇인가의 영향에도 '존재'는 늘 사랑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고군분투.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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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서 발표한 Analyst Report 자료에서 모르는 용어들 때문에 무척 헤맸다.
일찍 이 책을 만났더라면...

용어검색하다 찾아들어간 투자정보 카페들은 양봉, 음봉, 기술이 어떻고 그런 얘기들이 주류로 난무하는데,
한국에서 가치투자가 가능할까.

종종 팀장님 자리의 전화를 당겨받으면,
분노 가득한 전화너머의 목소리 "주담바꿔"
(응? 주담이 뭥미;; IR담당자의 한국식 표현 주식담당)

얼마 전 한국 주식시장이 FTSE 선진지수에 편입돼 영국자금 유입이 급증했다는 기사도 있고.
'기간'이라는 변수 자체가 위험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한국주식시장은 성장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래서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간접투자 내지 직접투자를 염두해 두고 주식공부를 시작했다. 이 책으로.
책에서 제시한 투자아이디어와 가치투자 개념으로 상상속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몇일간 행복했다.

기억할 용어들 몇가지

ROE = 순이익 / 평균자기 자본 X 100
(예를들어 기업이 자기돈 50원과 은행으로부터 빌려온 100원을 합해서 25원을 벌어들였다면 25/150 X100 = 50%)

영업이익률 = 영업이익/매출액

EPS = 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
(주당순이익)

PER = 주가/EPS
(기업의 시장가치가 1년간 벌어들이는 돈의 몇 배에 해당되는지 나타내는 값, PER가 낮을수록 기업이 1년간 벌어들이는 돈과 시가총액의 차이가 나지 않는 기업)

PBR = 주가순자산비율.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누어 계산함. 즉,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

매출액 경상이익률 : 경상이익/매출액X100. 금융수익과 비용을 포함하여 100원을 팔았을 때 얼마가 남는지를 알려주는 비율.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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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FLOW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한울림,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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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해지기

 

최근 몇 년 간의 중요한 화두.

행복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것인가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자세로 읽게 된 책 Flow.

 

부와 명예가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나 명쾌하고 절대적일 것 같지만

연구를 진행해 보니 실제로 그렇지 않다 것이 이 책이 쓰여진 이유인 듯 하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행복해지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가.


여러 사례와 논리로 이런 내용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1년전부터 시작한 취미생활을 통해 느꼈던 행복감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 Flow상태와 매우 유사했다. 그리고 취미생활에 심취해 있는 시간 외에도 삶을 통틀어 Flow 상태가 유지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기억해야 할 부분들 일부를 발췌했다.

 
Flow 몰입, 즐거움, 행복

 

자기목적적(autotelic)
Auto(
자신) + Telos(목적) 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 최적 경험의 핵심 요소. 미래에 대한 기대 없이 단순히 그 자체를 수행하는 것이 보상이 되는 행동. 경험이 자기 목적을 가지고 있을 때 개인은 활동 자체를 위해 주의를 기울이지만, 지가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관심은 그 결과에 집중됨.

 

즐거움의 구성요소

1.       본인이 완성시킬 가능성이 있는 과제에 직면했을 때 기술(Skill)을 요구하는 도전적 활동(Challenging Activity)

2.       본인이 하고 있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3.       수행하는 과제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4.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5.       일상에 대한 걱정이나 좌절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고도 깊은 몰입 상태

6.       본인의 행동에 대한 통제감-내가 하는 일과 그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잘못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염려를 하지 않음-을 느끼도록 해줌

7.       자아에 대한 의식이 사라진다(첼리스트 장한나가 연주할 때 표정을 신경 쓸 여력없이 몰입하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플로우 경험이 끝나면 자아감이 더욱 강해진다-새로운 능력과 성취에 의해서 풍요로워진 자신을 느끼는 것.

8.       시간의 개념이 왜곡된다. 즉 몇 시간이 몇 분인 것처럼 느껴지고, 몇 분이 몇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난을 겪음으로 인해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변화 능력

1.       자의식 없는 자신감(unselfconscious self-assurance)

A.       자신을 더 이상 환경과 대립되는 세력으로 간주하지 않음

B.       자신의 목표와 의도하는 바만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림

C.       어떠한 상황에 놓인다 해도 자신이 생활해 나가야만 하는 체계의 일부가 되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D.       더 큰 체계를 위해 자신의 목표를 희생시켜야 할 때도 있으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규칙을 따라야 할 때도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함.

2.       세계로의 관심 전환

A.       개인적 욕구 또는 사회적으로 조건화된 욕구를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음

B.       관심의 초점이 자아에만 있으면 충족되지 못한 욕구로 인한 좌절이 의식을 침해할 가능성이 큼

C.       자신의 목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적 사건들일지라도 그것을 주목하고 적응해나갈 만큼의 개방적인 융통성을 지님

D.       이 같은 자세가 전제되어 객관적이 될 수 있고, 가능성 있는 다른 대안들도 발견하며, 주위를 둘러싼 세계의 일부가 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음.

3.       새로운 해결책의 발견

A.       주위에 일어나는 사건들에 언제나 관심을 기울이며, 그러한 사건들을 선입견에 좌우되지 않고 감정이 느끼는 대로 판단하여 다른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

B.       자아 성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되어 이제까지 주입되어온 선입견이 달라지는 것. 새로운 만족감을 주는 것을 찾는 것.

 


자기 목적적 자아를 개발할 수 있는 규칙

1.       목표를 설정하기

2.       활동에 몰입하기

3.       주변 상황에 관심 기울이기

4.       현재의 경험을 즐기는 법 배우기

 

 

 

철저히 기억을 목적으로 한 기록으로서 내용파악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할 듯.

실제 내용 또한 경험표집방법(ESM)에 의한 연구결과물로서 귀납적 추론이 가진 한계상황을 동일하게 지닐 수 있음.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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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고 웃었는데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뮤지컬이 있다.
현란한 춤사위와 뛰어난 기량을 갖춘 배우들이 채운 무대이건만,
뻔한 사랑 얘기, 그저 눈요기에 지나지 않는 공연이 있다. 

뮤지컬 I love you 도 그런 공연 중에 하나이겠거니,
2만원 할인권도 있는데 스킵해버렸던;;

심지어는 Music In My Heart 랑 헷갈려서 이미 본 건 줄 알았;;

클립서비스의 협찬으로 우리 회사 16명 여성 동지부대를 이끌고 어제서야 관람했다.

나름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려니
애로사항도 많고 변동사항도 많아서
막상 공연 자체에 대한 사전정보를 찾아볼 새도 없었다.
남경주씨가 매회 출연한다는 사실 조차도.
(나 뮤지컬 좋아하는거 맞니? ;;)

종종 전문 배우에 비해 한참 딸리는 연기력, 성량때문에 연예인의 마케팅효과에 기대는 뮤지컬들이 오히려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캐스팅 보드를 확인하고 전문 뮤지컬 배우가 등장하는 날로 예매하려고 한다.
초대공연이었기에 그런 것을 따져볼 상황은 아니었는데 뮤지컬 컴퍼니에서 보고 인상적이었던 여배우 양꽃님에 다부진 몸매의 고세원까지.
피아노와 바이올린 반주도.

누군가는 애인이 생기거든 꼭 함께 다시 보러 와야겠다고 했고
누군가는 결혼 전, 후의 공감하는 부분이 다를 것이라 했다.
그런 점에서 장수해줬으면 하는,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다시 보고 싶은 I Love You.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기 전까지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지만
상처받을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마음이 열리고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조차도 자신을 설레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게 사람인지.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했지만, 그 대미를 장식한 관객 프로포즈 에피소드는 괜찮은 마무리였다.
아, 그리고 남경주씨가 우리가 탄 엘레베이터에 같이 타는 바람에 깜짝 사진촬영도.

팀원들 호응 대박!
음식점 예약이랑 이것저것 잔신경이 많이 가서 촘 땀흘렸지만
아, 나, 회식플래너가 너무 재밌어. ㅎ



공연명 : 뮤지컬 아이러브유
기간 : 2009년 3월 6일 ~ 9월 13일
장소 : KT&G 상상아트홀
문의 : 02) 501-7888 (클립서비스)
티켓가격 : R석 50,000원, S석 35,000원
예매 : http://theater.ticketlink.co.kr/detail/place_end01.jsp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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