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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4'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10.04 ⑩ 그리스어, 그리고 그리스 사람 - 8월 13일 화요일


퍼스를 떠난지 벌써 3주가 다 되어간다. 그간 로마 제국 시절 귀족처럼 먹고 마시고 자고 간간히 읽고 쓰고 지극히 단조로운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하루 해가 참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 지나고 돌아보니 역시 시간은 또 제 갈길을 제 속도로 가고 있는듯 하다. 


그리스의 아이들 1. 에레소스에서 만난 아이폰 프렌들리 공주님



그리스의 아이들 2. 스위스에서 파로스섬으로 휴가온 안나. 방긋방긋 잘 웃어 날개없는 천사가 따로 없다.



그리스의 아이들 3. 아테네에서 만난 안나. 여자아이답게 옷, 화장품, 신발에 벌써 관심이 많다.



수 많은 사람을 소개받았고 만나고 또 만나고 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인사말 이외의 대화가 이어지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만 있자니 나도 모르게 얼굴에 쓰이나 보다. '나 지루해' 라고. 또 한편으로는 이 시간에 뭔가 의미있는 일, 기억에 남을만한 일을 하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그리스의 아이들 4. 안나의 사촌동생. 아 너무 훈훈해. 이대로 커다오. 또 만나자.



그래서 그리스어를 공부해보기로 했다. 한 달여 남짓 되는 시간동안 늘어봐야 얼마나 더 될 것인가 괜히 영어랑 혼란만 가중시키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먼산 바라보기도 이제 할 만큼 했구나 싶다. 로제타스톤 어플이 꽤 괜찮은데 $300 이상 하는 가격이랑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것이 좀 아쉬운 점이다. 우선은 무료체험 모드로 해 보고 그리스 문자도 써보려고 한다. 


그리스의 아이들 5. 에레소스 해변에서 가장 유명한 파라솔바 사장님의 딸래미들. 표정만큼이나 성격이 무척 도도하다.


그리스 사람들은 인사성도 밝고 말도 많아서 한 번 길에서 붙잡히면 도로가 마비되도록 대화를 나눈다. 목소리도 크고 말도 엄청 빠르고. 몇 문장 정도는 숨이 턱에 찰 때까지 한 번에 말하는 것 같다. 그런 수 많은 대화를 의미없이 흘려듣고 있자니 쉬 지루해지고 귀는 피곤해지기 일쑤다. 간혹 많이 쓰는 말들 "리뽄(영어로 'So', 우리말로 '그래서')"같이 명확하게 정말 여러 사람이 반복해서 쓰는 단어를 하나씩 골라 무슨뜻이냐고 물어보기도 해본다.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말해본다. 그러면 다들 깜짝 놀라며 좋아한다. '꾸끌리자(인형)'이 말을 한다며 신기하게 쳐다본다. 그런맛에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있다. 


그리스의 아이들 6. 이제 세상에 빛을 본 지 1년 째. 투명한 눈망울과 터질듯한 두 볼이 너무 사랑스러웠던 아기.


오랜만에 퍼스에 있는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니 그리스가 퍼스보다 더 좋냐고 물었다. No way! 그리스는 휴양지. 무엇보다도 언어 때문에 오래 머물기에는 좀 버거운 듯 하다. 진즉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정말 늦은거라고 요즘은 냉정하게들 말하지만 시간은 많고 원어민들은 지천이니 무엇이 방해가 되랴.

 

그리스의 아이들 7. 붙임성 최고. 상남자. 에레소스 마을에서 만난 어린이.


언어 외에 다른 어려움이 있다면, 애연가들에 둘러쌓여 있는 것. 남녀노소 때와 장소에 구분 없이. 그리스인은 담배를 정말 많이 피운다. 심지어 임산부도, 어린아이들이 잔뜩 보여있는 공공장소에서도. 간혹 폐병 환자처럼 끝없이 기침을 하고 불쾌한 기분이 튀어나온다. 그에 비하면 버스정류장까지 금연구역으로 만든 한국의 제도가 나한테는 딱이다. 아직 길거리 흡연가들이 종종 거슬리긴 하나 그리스에 비하면야... 


그리스의 아이들 8. 에레소스 마을 중심가 플라티아 그늘 아래 카페에서 노트북을 쓰고 있으면 신기하다는 듯이 이렇게 나랑 마주앉아 쳐다보는 아이들이 종종 있었다. 낯가림도 없고 그저 호기심에 이끌린 순수한 영혼의 눈빛.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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