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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7'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9.27 ④ Sigri 기행 - 8월 6일 화요일
  2. 2013.09.27 ➂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

해변-낮잠-해변-밤잠 이런 생활이 2주정도 가까워 졌을 즈음 에레소스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Sigri(시그리) 구경을 나섰다. 숙소였던 에레소스 마을에서 25km 가 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해 자가용이나 오토바이로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부러 보존하려고 애 쓴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훼손되지도 않은 있는 그대로의 수수한 얼굴을 한 시그리였다. 


여정 : Ypsilou Monastery - Petrified forest - National History Museum of the Petrified Forest


500년 이하는 소장품도 아니라는 듯 시간의 먼지를 잔뜩 입은 성직자들의 의복이며 장신구들로 채워진 작은 수도원 박물관. 소박한 파스텔톤 색깔로 만발한 수국이 첫인사를,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문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가 배웅해주는 나이 지긋한 수도원.


나이 지긋한 수도원에 수국만이 그 생명력을 지탱하고 있는 듯


태어난지 며칠 안 된 것 같은 새끼 고양이 두마리가 수도원 구석에 이런 모양으로 웅크리고 있다.



요새같기도 하고 교회같기도 한 저 문을 나서면 숨막힐듯한 절경이 펼쳐진다. 사진으로 담기 아까울 정도


발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듯 그 자리에 그렇게 전시하고 있었던 Petrified forest. 

Forest 라고 해서 나는 정말 울창한 숲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곳은 21세기의 그리스. 그것도 한 여름. 사막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돌산에 산책로와 쉼터를 곳곳에 만들어 두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산책하면서 암석화된 나무들을 관람할 수 있도록. 

일부는 서있었고 일부는 누워있었는데 족히 10m 가까이 되어 보이는 암석화된 나무는 마치 뚜껑없는 관 속에 누워있는 것 같았다.

섭씨 30도가 넘는 뜨거운 태양 아래 한 낮이었지만 친구, 가족단위의 소소한 규모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까이 보면 보석처럼 찬연하게 반짝인다. 2천만년 전 이것은 나무


                                Petrified forest. 언뜻보면 그냥 돌산



해변가 마을 근처의 박물관에서는 암석화, 화석화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암석화 식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몇 백만년 전에 생성된 것이 보통이었던 전시물들. 

화석화 과정, 화산 분출 과정, 그리고 지역 홍보물 등 교육과 관광 목적에 충실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밤.

태블릿 PC로 알아본 별빛은 이미 몇백만 광년 혹은 몇 천만 년 전에 출발한 빛이라는 것.

지금은 존재 하는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고 우리가 살아있는 백 년 남짓의 시간은 그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그래서 가늠하기 조차 어렵게 느껴지는 시간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간략정보]

- Ypsilou 수도원의 숨막히는 절경 [보기]

- Petrified forest :우리말로 화석화된 나무들이 모여있는 숲. 2천만년 전 열대 우림지역이었던 이곳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화산재가 나무들을 뒤덮은 뒤 그대로 퇴적작용으로 압력이 가해져 나무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돌이된 상태이다. (입장료 2유로)

National History Museum of the Petrified Forest : 시그리의 화석화 나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홈페이지 보기]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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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나갔다 어둠이 내린 에레소스 마을에 돌아오는 길이면 나는 마치 우주 어딘가 행성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마을 골목 마다 켜진 색색깔의 가로등은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1등성, 2등성 밝기도 다르고 색깔도 다른 별 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만큼 그리스는 나에게 우주처럼 멀었던 곳, 미지의 세계였다. 



골목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이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1등성, 2등성 행성 같다.


많이 알면 더 많이 보이리라.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면 조금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책 마지막 장을 내려놓은 지금, 다소 억지스러운 분류일수도 있으나 그리스인은 크게 카잔차키스형 그리스인과 조르바형 그리스인이 있는 것 같다. 

전자가 역사와 지식, 사회적 책임감에 지극히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인간형이라면 후자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리는 초인형 인간이다. 두 인간형의 조합과 충돌이 지금의 그리스를 있게한 것은 아닌가 상상해 본다. 한편으로는 급진적이나 한편으론 역사에 대한 자존심이 경제발전에 발목을 잡는 지금의 형국. 아뭏든 책 속에서는 극과 극의 두 인간형이 겉으로는 무시하는 듯 하지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존경심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어낸다.  


이야기는 나를 둘러싼 관계에서 나의 역할을 생각하게 했다. 나보다 더 조르바형 친구 앞에서 나는 카잔차키스형 인간이 되고 때로는 그 반대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날은 행동하라, 고 강력하게 주문하는 한편 또 어떤 날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런 저런 고민거리들을 머리에 이고 있기도 한다.


하늘로 솟구칠 듯이 펄쩍 뛰는가 하면 우수에 잠겨 산투르를 연주하기도 했던 조르바. 그가 풍류를 즐겼을 법한 노을지는 에게해의 해변.


한편 크레타 섬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들 중 과부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사뭏 섬뜩하기까지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작은 공동체일수록 열망과 분노가 쉽사리 극단적으로 치닿는 듯 보였다. 그리고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이 독립된 인격체라기보다는 돌봐줘야 할 대상 내지는 육체적인 쾌락을 위한 대상 혹은 쾌락만 추구하는 존재 등 이어서 거북스럽기도 했다. 또한 원작자의 본래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리스 정교와 관련된 용어들을 법복, 수도승, 파계, 등과 같은 불교의 용어들로 풀어써서 좀 혼란스러웠다. 


결론적으로 그리스인 조르바가 그리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나 누군가 묻는다면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그토록 위대한 문명국가가 어떤 연유로 지금의 혼란을 겪고있는지 이해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고 대답할 수 있다. 또한 기대하지 않았던 카잔차키스의 세계관을 통해 나의 행복의 키높이도 조금 자라지 않았을까 바라본다.




그리스인 조르바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8-03-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현대 그리스 문학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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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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