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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포럼] 열린 사회의 적, 인포데믹스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이른바 방어주가 어느 날 갑자기 폭락한다. 증시 주변에서는 갖가지 소문이 나돈다. 알 카에다 같은 조직이 곧 테러를 할 것이란 정보가 입수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애널리스트들은 큰손들이 정보기관에서 이를 듣고 팔자에 나섰고, 개미들이 뒤따라 움직였다고 분석한다. 블로거와 사이비 사이트가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가며 소문을 증폭시킨다. 일부에선 증권거래소 시스템 오작동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전한다. 드디어 정통 언론마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시장은 더 요동친다. 정부가 뒤늦게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지만 투자자는 안 돌아오고 시장은 붕괴한다."

어딘가 낯 익은 듯한 이 장면은 가상 시나리오다.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 CEO 세션에서 사회자가 `인포데믹스(정보전염병)`에 대한 위험성을 논의하기에 앞서 소개한 내용이다. 인포데믹스는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s)을 합성한 용어다. 2003년 5월 미국 인텔리브리지사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회장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했다.

인포데믹스가 한국에 창궐하고 있다. 9월 위기설로 환율이 뛰고, 기업에 대한 악소문으로 증시가 출렁거렸다. 한 연예인에 대한 악플이 남편을 괴롭혀 자살로까지 이어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발단이 된 `미친 소` 파동은 수개월 간 나라를 흔들었다. GS칼텍스의 개인정보 유출사건도 그 바이러스 일종이다.

그뿐인가. 한ㆍ중 관계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쑨원이 한국 출신이란 기사를 한국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4대 발명품을 한국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혐한론을 부추켰다. 중국 역시 인포데믹스 위험지역이다. 쓰촨성 지진 때다. "중국서 떼돈을 번 외국기업들이 구호성금을 한 푼도 안 냈다. 이들 기업의 상품을 사지 말자."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확 퍼졌다. 근거 없는 소문에 해당 기업들은 진땀을 뺐다.

흔히들 디지털이 꿈을 나눠 가지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찬양한다. 누구나 자기 의사를 내고 토론할 수 있는 `쌍방향 문화`의 창조다. 진정한 열린 세상의 탄생이다. 속도와 빠른 전파성 때문이다. 하지만 그 특질로 무장한 바이러스가 세상 한 켠을 어지럽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포데믹스에 `사필귀정`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나간 흔적 뒤에 남는 상처는 치유하기 힘들다.

시대는 하루 빨리 인포데믹스 백신을 개발하라고 요구한다. 악소문의 초기 생성자를 엄벌한다고 해도 근본 해결책은 안 된다. 변형 바이러스가 계속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인포데믹스 역시 약한 몸에 쉽게 침투한다. 광우병 괴담이나 일부 기업에 대한 악소문도 그랬다. 국민과 투자자에게 정확하고 빠르게 진실을 설명하지 않은 불성실성이 화를 키웠다. 9월 위기설도 그렇다. 인포데믹스 백신의 성분이 뭐가 돼야 하는지 교훈이 여기에 있다. 백신이 그렇듯 인포데믹스 균의 성질인 신속성을 토대로 하되 정확성이란 효소를 함께 넣어야 한다. 인포데믹스 명명자 로스코프 회장은 "정보전염병을 막는 특효약은 지식(Knowledge), 즉 정확한 사실"이라며 "정보전염병이 발생하면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사실들(Facts)을 모두,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보스포럼은 "국가건 기업이건 위험책임자(Country Risk OfficerㆍChief Risk Officer), 즉 CRO를 두고 평판을 관리하라"고 권고한다. PR, IR를 넘어서는 대응체제를 구축하란 주문이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판단력을 기르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색하는 풍토, 그것은 읽기문화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이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다.

인포데믹스는 21세기판 열린 사회의 적이다. 범국가적 면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IT강국 한국이 만들어야 할 또 다른 IT 글로벌 스탠더드다.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만들었듯이 말이다.

인포데믹스 백신의 주성분은 `정확+신속`이다. 참 언론과 기자의 소명을 새삼 다짐하게 만드는 시절이다.

[조현재 국차장 겸 지식부장]
/출처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559532



보고 있기 불편할 정도로 과열되었던 쇠고기 시위, 기다렸다는 듯 비난의 화살촉이 당도한 정선희 안재환 부부, 그리고 조중동과 조중동에 무심코 광고를 냈던 회사들. 9월 위기설에 혐한 까지
근래에 빚어진 불편한 일들을 모두 관통하는 문제의 핵심이 인포데믹스라는 데 공감한다.

본질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음모론에 광적으로 반응하는 듯 했던 일련의 과정들이 나은 결과는 필요 이상으로 잔혹했다. 그만큼 신뢰가 결여된 사회라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아는 척 하지 말고, 루머에 보태기 하지 말고,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는 데 더 힘을 기울여야 겠다.









Posted by coo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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