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친구, 연애하는 친구에게 몇 번 선물한 적이 있고 집에서도 언니가 읽던 책이 있었는데 결국 이 책을 그리스에서 전자책으로 읽게 되었다. 몇 년 전 새해 벽두에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시리즈 네 권을 내리 읽고 스님이 속세의 일들을 얼마나 세세하고 시시콜콜하게 알고 있으며 그 욕심들이 얽혀 만들어 내는 번뇌를 얼마나 명쾌하게 분석해내는지 감탄했었다.
연인과의 여행치고 두달이나 되는 시간 동안 그의 가족과 친지들 가까이서 지내 본적이 없고 결혼, 출산, 육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실적인 질문들 앞에서 나는 다시 법륜스님의 통달을 통해 마음을 정하고 싶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렇다고 결혼을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귀담아 들을 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중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남겨놓는다.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세요. 윤리나 도덕에 묶이지 말고. 어떻게 하면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나 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자기 방법만 주장하는 대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서 함께 맞춰 가는 거에요. 이것이 바로 진정한 수행이고 공부입니다."
"다만 내가 맞추면 돼요. 꽃 피면 꽃구경 가고, 추우면 옷 하나 더 입고 가고, 더우면 옷 벗고 가고, 비 오면 우산 쓰고 간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스러운 마음, 바로 집착에서 괴로움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항상 자신의 작은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상대가 상처 입지 않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백 번 해야 할 일을 두 번 해놓고 안 된다고 좌절하는 것은 쉽게 얻겠다는 욕심입니다"
"놓기가 싫어서 안 놓는 거지, 방법을 몰라서 안 놓는게 아니에요"
"먼저 주는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