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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여정

첫째날 : 미코노스 타운(Mikonos Town)

둘째날 : 파라다이스 비치(Paradise Beach) - 클럽 케이보 파라디소(Club Cavo Paradiso)

셋째날 : 수퍼파라다이스 비치(Super Paradise Beach) - 칼라파티 (Kalafati)

넷째날 : 미코노스 타운(Mikonos Town)



나는 이 곳을 욕망의 섬이라 불러야겠다.

누가 더 섹시한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너도 나도 그 경쟁 대열에 합류해 매력을 발산한다. 그도 모자라 게이들의 메카라는 미코노스. 아이러니컬하게도 게이클럽 앞에 위치한 오래된 작은 교회. 그 상반된 개체가 한 폭에 담긴 장면을 보며 신이 얼마나 분노하겠냐며 짐작해보기도 한다. 



게이바 앞의 교회. 밤과 낮. 달라도 너무 다른.



옛 항구 앞에는 카페, 타베르나, 젤라토숍부터 시작해서 명품 브랜드숍, 각종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보세 의류, 신발, 악세서리, 클럽, 바, 갤러리 그리고 숙박시설까지 어지럽게 미로처럼 얽혀있다. 마치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빠져나오지 말라는 듯이.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벽 1시에도 성업중이던 루이비통 매장. 고매하신 명품 브랜드, 한국에서는 일부러 줄을 세우고 손님을 기다리게하는 도도한 루이비통이 미코노스에서는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불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첫번 째 숙소 앞에서 내려다 본 신항구의 모습. 움직이는 호텔 규모의 대형 크루즈가 정박해 있다.




그도 그럴것이 미코노스는 마치 객실 800개 규모 정도 되어보이는 움직이는 호텔, 대형 크루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코노스에 와서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났으니 과연 명소는 명소인가 보다. 그렇게 불야성인 가게들과 좁은 골목을 꽉꽉 메운, 클럽마저 춤출 공간이 없는 미코노스의 한여름밤이 가고 있었다. 문제는 숙소.



미코노스에서 두 번째 숙소 앞 작은 해변. 떠나면서 너무 아쉬워서 달리는 모터사이클 위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그간 숙소는 도착하자 마자 정해도 무리가 없었다. 미코노스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시즌은 끝물이고 밤 늦은 시간 도착 하더라도 분명 항구에 숙박업소 주인들이 나와 홍보할 것이라고들 했다. 사진까지 보여주며 수영장에 와이파이 해변 근처 그럴사한 말들을 하면서 가격은 사모스의 두 배를 불렀다. 때는 밤 10시 였고 크루즈 바람에 시달린 몸은 고단하고 그녀를 따라 가파른 언덕을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이 첫날 숙소. 

방은 널찍한데 건물 전체가 흡연자들의 습격을 받은듯 쩔어있는데다가 하수구 냄세까지. 청소상태가 그러하니 시트며 기분이 영 찝찝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것 같은데 가족수대로 벤츠를 타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린 학생들이나 다른 후진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네 그렇게 벌고 아껴서 벤츠타시는 군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결국 다음 날 오전을 다른 숙소 찾는데 써버렸는데 역시 비슷한 가격. 대신 좀 더 접근성 좋고 깔끔한 곳이어서 안심했다. 


섬 여행의 둘째날은 항상 하이라이트. 오전에 숙소 알아보러 다니면서 이정표를 봤는데 오른쪽은 파라다이스 비치 이고 왼쪽은 수퍼 파라다이스 비치 라고 쓰여있었다. 순간 누군가 유치한 경쟁을 하는가 보다 싶어 피식 속으로 웃었는데 가보니 정말 파라다이스구나 싶었다. 


모래사장은 비치 파라솔과 선데크 체어 들로 가득 차있고 그 뒤는 테이블, 그 다음 줄이 푸드코트와 바,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테마파크 처럼 상당히 상업적으로 잘 계획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심장까지 뛰게만드는 파티 음악. 결정적 한 방은 어디서 그런 물건? 을 샀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파티 사회자의 앞면 코끼리 뒷면 티팬티. 코끼리 코 끝을 누르면 소리도 난다. OMG 다들 사진찍고 동영상까지 찍어대는데 나는 눈길 한 번 가기도 힘들게 훼방꾼이 있어서... 유투브에 올라왔을지 모르겠다. 

관련영상 

(차마 직접 영상을 올리지는 못하고 링크만 가져온다.)


오후는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신세계를 접한듯 충격에 휩싸였다가 진짜 파티는 새벽 두 시 부터라며 미리 잠을 청했다. 클럽에 가기위해 알람을 맞춰놓고 새벽에 일어날 줄이야. 그것이 그가 클럽을 즐기는 방법 이었다.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휴식을 취한 다음 위스키 스트레이트 한잔 그리고 하이하이 하이한 상태에서 절정의 시간만 두 세시간 딱 즐기고 끝.



석양지는 미코노스 타운에서의 저녁식사.




세계에서 13번째로 큰 규모라는 Cavo Paradiso에 새벽 3시에 도착했는데, 그 명성에 걸맞게 줄이 길었다. 다 상술이라는 것은 암묵적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덕 위 1천 평은 족히 넘을 것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그득그득했다. 다행히 그 전날 타운의 클럽 만큼은 아니었고 시원하게 바닷바람도 쐬면서 즐길 수 있어서 나같은 비흡연자에게는 딱 이었다.


우리나라 클럽과 비교한다면 w 호텔의'우 바(W Bar)'가 가장 흡사한 컨셉일 것 같다.

거기에 풀장과 광활한 에게해 전망, 누구나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는 곳곳의 스탠딩 무대가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을 듯. 


인상적이었던건 어떤 칵테일도 플라스틱 컵에 서빙하고, 이탈리아인이 50%는 되는 것 같았으며, 파티는 일출과 함께 마무리 된다는 것. 아무 것도 남김없이 아낌없이 온 에너지를 소모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 그 느낌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뭔가 해낸듯한? 우숩게도 말이다. 자알 놀았다는 거다.



케이보 파라디소. 공식 홈페이지 제공 사진. 케이보는 우리말로 '만'을 뜻한다고.




다음날 오후, 수퍼 파라다이스 비치의 자클레오 바의 훈훈한 근육남들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한때 모델 에이전시을 운영했던 일행마저 퍼펙트를 외쳐댈 정도였다. 에게 해 오후의 해변가, 가장 좋은 전망의 언덕에 위치한 풀바. 그곳을 메운 식스팩 훈남들, 그리고 샴페인. 리얼 수퍼파라다이스가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리얼!




샴페인 너머 우글대는 식스팩 유러피안 훈남들.





리얼 안구정화





예쁜 오빠




완전 마초 중에서도 마초로 보이는 그들이 게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기도 했다. 왜 일까 라는 이유를 가지고 일행과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는데, 결론은 그들이 자신의 식스팩을 사랑한 나머지 남의 식스팩마저 사랑하게 된 것 아니냐는.



자클레오바의 전경.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




요약해서 정확히 말하면 '파라다이스 비치'는 남자들 천국 이고 '수퍼파라다이스 비치'는 게이들 혹은 몸짱남이 보고픈 언니들의 천국 이었다. 



수퍼파라다이스 비치의 충격을 잠시 내려놓고 들른 칼라파티 마을의 레스토랑. 오픈, 모던, 소셜이 컨셉인듯. 다시가고 싶은 곳 중 하나.






리틀베니스. 그리스인들은 발코니를 1층보다 앞쪽으로 지은 이런 스타일의 건물들을 베니스식이라고 부른다.





리틀베니스의 카페.



다음 날 오전은 리틀 베니스 근처에서 시간을 보냈다. 큰 보트가 지나가면 앉은자리로 파도가 튀어 오를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리틀 베니스의 카페. 뒷편으로는 100년째 풍차가 돌고 있고. 시나몬을 얹은 카푸치노와 꿀과 호두가 얹어진 그리스식 요거트도 먹었다.


다음 여행지로 넘어가는 페리 탈 때까지 애매하게 남은 시간을 어찌 보낼까 하다 타운에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그게 함정인 줄도 모르고.


몇 벌 입어보고 나면 시간 훌쩍 가는 것은 예사일인데 나보다 센스있고 돌직구에 강한 일행은 내가 고르는 물건마다 족족 단호하게도 no를 외치는 것이었다. 거의 포기상태에서 케밥물고 이제 배타러 가야지 했는데 그가 미안했는지 나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을 꼭 찾아주겠다며 분주하게 발걸음과 시선을 옮겼다. 


운좋게 발견한 하얀 밥상보-레이스-원피스. 값을 치루고 뛰기시작. 빨래방에 맡긴 세탁물 찾으러 갔는데 아직 세탁기 돌리는중. 지자스! 비누 거품을 탈수만 해서 항구로 내달렸다. 안 그래도 €15나 주고 세탁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던 그였는데 세탁때문에 배까지 놓쳤더라면...



산토리니로 가는 도중에 만난 무지개





#간략 정보

1. 숙소 결정 Tip 

항구에 마중나온 삐끼에 걸리지 마라. 배가 닿은 시간이 늦은 시간이면 아무데서라도 일단 쉬고 싶은 마음 때문에 숙소를 쉽게 결정하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가격은 퀄리티 상관없이 주인맘대로 고무줄처럼 늘고 준다.

앞서 추천한 익스피디아 앱을 통해 예약하거나 근처 여행사 사무실에 들러 추천을 받는다. 그나마 평판이 괜찮은 준수한 숙소를 소개받을 수 있다.


2. 클러빙 주의사항

워낙 다양한 국적의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게 되므로 귀중품은 아예 들고 다니지 않기를 권한다. 가방 맡기는 곳, 캐비넷 따위 있을리 없다.


3.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타운을 벗어나 한적한 다른 곳도 둘러보길 권한다. 미코노스라고 어딜가나 다 헐벗고 북적대고 그런 것은 아니더라는.


4. 쇼핑은 야간에

시에스타에 적응했다면 야간 쇼핑을 권하고 싶다. 그녀의 밤은 우리의 낮보다 아름다웠다? 였나? 코나의 노래 제목이 갑자기 매치가 되는데 암튼 미코노스의 밤은 아름답다. 






Posted by coooolj

#간략 여정 

피타고리오 빌리지(Panagia Spiliani - Castle of Lycurgus)

골든 샌드 비치(Chrisi Amoos)

칼로바시 항구(Kalovassi) 



아침 8시 숙소에서 나와 섬 일주를 떠났다. 하루면 다 돌아본다는 말에 어울리게 비교적 작은 규모(너비477.4 km², 인구 3만 3천) 의 섬인데도 깊은 산속까지 도로가 잘 닦아져 있었다. 


대학생 때만 해도 생계형 알바하느라 수학이 꼭 필요했는데 그 후로 놓고 산 지 얼추 8-9년이 다 되어간다.


피타고라스가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는데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뭐였더라' 한동안 머리가 백지상태였다. 헐. 한 때 그게 전부인 줄 알았던 것도 이렇게 깨끗이 잊어버릴 수 있나 보다.


아뭏든, 그 마을 어느 동굴에 있다는 수도원을 둘러보고 전망좋은 그곳에서 눈에 걸린 성으로 옮겨갔다. 저기도 가보자. 그냥 눈에 띄니까 한 번 가까이 가보자. 그게 이번 여행의 스타일이었다. 밑도 끝도 없이.



Panagia Spiliani 라는 동굴형 수도원 근처에서 내려다 본 Chora 해변가 마을. 해발 125m 밖에 안 되는 높이 임에도 탁 트인 장관을 연출해낸다.





흔한 그리스 정교회의 화려하게 치장된 내부





Castle of Logothetis. 고대 그리스의 건축 양식에서부터 기원 후 7세기까지 재건축된 모습을 한큐에 볼 수 있다. 우리 같으면 다 부시고 새로지었을텐데 겹겹이 보수공사를 한 모양이 인상적.




6,7세기 경의 유물들을 성 안에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그 전에 암석화 박물관 갔을때 하도 몇백만년 전 몇백만년 전 그래서 6,7세기는 최신품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일행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오래된 성벽 뒤로 보이는 바다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듯 무심하게 아름다웠다. 


섬 어느 곳을 가나 터키 영토가 육안으로 쉽게 보일 만큼 가까워서 침입도 많았고 내부 혁명에 나름 부침이 많았다는 설명을 읽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찬란히 아름답기만 한 바다가 참 한결같지만 None of my business 구나 싶었다.


마지막 여정으로 선택한 골든비치 찾아가는 길. 반 바위 반 초록 높은 산이 거대하고도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제사 찾아보건데 그 때 본 산이 사모스 섬에서 가장 높은 Kerketefs 라는 산이었고 해발 1443m라고.)


잘 닦인 해변 일주 도로와 멀리 구름 모자를 쓴 Mount Kerketefs.




사모스섬에 온 첫날 들렀던 여행사 직원이 지도에 별표 치면서 크리스탈 클리어 워터라고 설명했던 그곳. 골든 샌드 비치.


물이 투명할 뿐만 아니라 모레사장에서 족히 5m 멀리 까지는 어른 허리 깊이 정도 여서 키즈풀 이라고 이름붙여도 손색이 없을 만 했다. 


그래서 마음 푹 놓고 배영하다가 갑자기 일어섰는데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아 급 당황. 순간 공포가 엄습. 지자스 이렇게 예쁜 바다에 빠져 죽는구나. 라이프 가드도 없고 일행은 멀리 떨어져 있다. 이쪽으로 황급하게 수영해 다가오고 있으나 속도는 역부족. 그와중에 짜디짠 바닷물을 먹고 또 먹고.


Don't Panic! 패닉에 빠지지 말고 빨리 더 얕은 곳으로 움직이라는 말을 기억해 다시 배영 모드로 전환, 겨우 빠져 나왔다. 


바다 수영에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배영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꿈에서라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공포였다.


Crystal clear, breath-taking view, swallow water... 각종 현란한 수식어가 붙는 골든 샌드 비치. 정치빼고 왠만한 일에 무뚝뚝한 그리스 사람들인지라 과장은 아닌듯.




#간략 정보 

사모스섬에 대하여... 

그리스 영토 중 가장 터키에 가까워 그만큼 역사적으로 부침이 많았던 지역이라고 한다. 성벽에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뿐만 아니라 그리스 혁명으로 인한 내전의 영향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타고라스를 비롯한 에피쿠로스, 지동설을 처음 주장한 'Aristarchus of Samos' 역시 이 지역 출신이라고 한다. 훌륭한 인재들 덕분인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Eupalinian aqueduct(고대 터널)' 과 세계 최초 인공 항구인 피타고리오 항구 등을 품고 있다. 

또한 레스보스, 히오스, 파모스 등 다른 섬들을 연결하는 기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물론 수도 아테네에서 직접 연결되는 배편도 있다. 

터키 여행이나 다른 섬 일주 여정에 2박 3일 정도 추가 여정으로 들러가거나 여유있게 일주일정도 흠뻑 빠져있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섬이었다.

동북 쪽의 바티(Vathi) 항구로 들어와 서북쪽 칼로바시(Kalovassi) 항구로 나가는 여정을 추천한다. 겹치는 루트를 최소화 해서 섬 곳곳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다.







Posted by coooolj


사모스 섬은 어느 해변이나 에메랄드 빛 바다라는 점을 빼면 각각의 마을들은 전혀 다른 섬을 여행했던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개성이 다양했다.


나이팅게일 새가 노래하는 숲으로 유명해진 '마놀레이츠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전에 본 적없는 늘씬하게 쭉 뻗은 플라타너스로 가득했다. 보통 10m 이상은 넘어 보였다. 그 높다란 줄기에서 뻗어나온 이파리들은 한낮의 태양빛을 받아 곱디고운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초록빛 이파리에 햇빛이 투과되니 내 눈으로 쏟아지는 빛은 황금빛이었다.


가파른 계곡 사이에 형성된 마을은 골목골목에 도자기며 악세사리 같은 수공예품 전시장겸 판매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손에 넣지 않고 보는 것 만으로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세계 곳곳 유명 관관지 중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없는, 메이드인 차이나 기념품 없는 곳이 없는데 아직 이 멀고 먼 에게해 깊고 깊은 산속마을 까지는 닿지 않은 듯 했다.



늘씬하게 뻗은 줄기와 이파리들이 멋들어진 그늘을 만들어 놓았다.





마놀레이츠 마을의 수공품 상점.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모냥새에 시선을 뻇기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리스 어딜가나 무화과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보라색 무화과는 이곳에서 처음 봤다






다소 경사가 심한 계곡을 끼고 있는 마놀레이츠 마을의 꼭데기 타베르나.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메제(그리스어로 '안주'를 뜻하는 말), 그리고 산아래 경치에 취했던 오후.






사진 한 장 안 남기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어느 플라티아의 레스토랑






녀석, 시크하기는.






골목 골목이 소박하게 치장을 하고 시선을 사로 잡는다.






전형적인 그리스 전통 스타일의 대문






'피타고라스의 잔'이라고 이름붙여진 도자기 제품들






즉석 '연출' 사진














Posted by coooolj

# 간략 여정 : 에레소스 - 미심나(몰리보스) - 미틸리니 - 사모스


그리스의 걷기 좋은 길. 같은 랭킹이 있다면 1위로 꼽고 싶은 몰리보스의 상점거리.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나무그늘로 채워 주신 센스. 이정표도 통일감있게 몰리보스 어딜가나 같은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다.




모스를 향해 가는 길에 미심나를 이틀간 둘러보기로 했다. 오래된 성과 항구, 해변을 따라 형성된 타베르나의 불빛들에 이제 막 차오른 신선한 보름달 빛까지 환상적인 야경을 가진 곳이었다. 



숙소에서 바라본 야경. 야경도 멋졌지만 ebay에서 $130 주고 산 sony 똑딱이 디카가 내가 보는 그대로를 담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깜놀





그야말로 불야성. 항구의 타베르나와 사람들.




운 좋게 고성 앞 카페에서 이 멋진야경과 함께 꽤나 잘 정제된 라이브 공연팀의 그리스 전통음악을 즐길 기회까지 잡았다. 



오스만에 의해 완성된 몰리보스의 고성. 그 멋스러움과 음악, 와인, 달빛 모든 것이 잘 맞는 퍼즐처럼 완성도 높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한국에서 즐겨보던 여행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 촬영팀이 이곳에 왔다면 간접조명으로 빛나는 고성과 라이브 팀을 훑어주다가 바다 건너 터키에서 보내오는 빛에 머물러 "국경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는 멘트를 칠 것만같았다.


늦잠 자고 일어난 토요일 아침의 소소한 재미였던 '걸어서 세계속으로'.

그 프로그램의 프로듀서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이게 바로 내가 꿈꾸던 여행이었어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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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숨은 보물 같은 선물을 받았다.

양떼가 연주하는 방울 소리가 그것이었다. 규칙적인가 하면 그렇지 않은데 제각각 내는 소리가 어떻게 그리 조화로울 수 있을지 믿겨지지 않았다. 시냇물 흐르는 소리 같기도 하고. 


별은 쏟아지고 바람은 시원하고 양떼들은 방울연주-실제로는 풀뜯기-에 여념이 없는 밤이었다.



#간략 정보

북쪽 해안에 있는 몰리보스는 그리스 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지명으로 이 이름을 본뜬 예술가 거주마을(이전에는 몰리보스)이 있으며 지금은 미틸레네 다음으로 큰 도시이다. - 다음 백과사전 

'미심나'라는 지명은 고대 이 곳을 지배했던 정복자 'Macareus'의 다섯 딸들 중의 한명의 이름이었다. 그 시기가 역사적으로는 청동기 말기 즈음이었고 기원전 8세기 이후부터 더욱 활발하게 발전했다고 한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그리고 레스보스 섬에서 가장 관광지 다운 곳. 


1. 가이드북 추천 "a girl's guide to Lesbos"  (€16, 현지구매 가능)

현지에서 구매한 작은 가이드북이 나름 유용했다. 레스보스 섬의 메인 도시라 할 수 있는 미틸리니에서 나고 자라 누구보다 레스보스를 잘 알고 사랑하는 한 중년 여성이 2년을 공들여 완성한 책이라고 한다. 에레소스마을에서 그녀를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였다. 영어로 되어있긴 하나 사진만으로도 많은 것을 설명하고 있다. 단, 레즈비언에 대한 반감이 큰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녀의 가이드북은 주로 레즈비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녀 역시 레즈비언인데다 레스보스섬 여행이 레즈비언들에게는 마치 성지순례와 같으므로 나름 의미는 있겠으나 다소 거북살스러울 수도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직접 촬영한 사진과 역사, 관광지 설명들은 레스보스 섬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 살뜰하게 묻어나 있다. 


2. 숙소 추천 : 몰리보스 항구 근처 (€30, 더블룸 1박) 

항구 근처 숙소의 최대 장점은 밤이고 낮이고 감상할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었다. 그리고 두 번쨰로는 접근성. 근처에 레스토랑, 카페, 바, 여행사, ATM, 고성, 플라티아 등이 고루 자리하고 있어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둘러볼 수 있다.


3. 레스토랑 추천 (€50, 2인기준 메인 2+샐러드+로컬 와인)

분위기를 중요시 한다면 몰리보스 산 중턱에 자리한 레스토랑을 권하고 싶다. 숲속에 앉아 수많은 점점이 불빛들이 모여 반짝이는 항구와 고성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느낌이 꽤나 로맨틱 하다. 단,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기 요리는 주문하지 않기를 권한다.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 놓아 신선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4. 카페 추천

고성 아래에는 마치 우리나라 달동네처럼 많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그 골목골목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기념품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오후 5시 즈음 어슬렁 어슬렁 둘러보다가 상점들 끝자락에 위치한 카페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아이스 커피와 달달한 그리스 전통 간식들을 맛보면서 노을을 감상하면 천국이 따로 없구나 싶은 기분이 든다. 특별히 어느 카페를 딱 찍어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남기기 보다는 그렇게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이끌려 자리잡기를 권하고 싶다. 


5. 몰리보스 온천 (€5/1인, 오후 5시 반까지 운영)

몰리보스는 자연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6명 쯤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땀을 내고 바로 옆 해변에서 바닷물로 뛰어들어가 땀을 식히고 다시 땀을 내고 네 번쯤 반복하면 몸이 마치 담금질 한 것 처럼 노곤노곤 한 듯하면서도 건강해진 느낌이 들 것이다. 

Eftalou hot spring

Molivos TK-81108, Lesvos Island, Greece 

+30 2253 071670 

www.eftalouhotel.com



몰리보스를 떠나던 날, 이른 아침의 풍경. 아스라히 안개가 낀 모습이 신비감마져 안겨준다.




말갛게 씻은 얼굴을 내민 새 하루의 태양. 그 빛이 다다른 몰리보스 항구의 아침.





Posted by coooolj


호주에서 이미 모기 때문에 곤욕을 치룬 경험이 있었는데 그걸 그새 까먹고 약 챙겨 오는 것을 깜빡했다.


레스보스 섬에 도착해서 한 주 정도는 창문을 열고 잠을 자도 모기가 그리 성가시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러다 한 번은 더위 때문에 잠이 안 와서 커튼마저 제껴두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해변에서 수영하고 돌아왔을 때부터 100군데는 훌쩍 넘을 것 같은 모기물린 자리들이 부어오르며 가려워 견딜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호주에서 가져온 연고도, 수퍼마켓에서 산 암모니아수도 소용이 없었다. 더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온몸을 커버하고 잘 수 밖에 없는데 가려움은 땀이 나거나 더우면 더 심했다. 겨우 잠이 들었고 다음날 병원까지 갔다. 


다른 사람보다 모기에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고 알러지 반응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처방받은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자 겨우 살 것 같았다. 문제는 모기는 계속 물리고 물린 자리는 계속 가렵다는 것. 게다가 의사는 바닷물에 들어가면 붓기가 더할 것이며 햇볓도 피해야 한다고 했다. 


한낮에도 차디찬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그래도 한동안은 좀 살 것 같은데 그것 마저 할 수 없는 상황. 물리지 않는게, 긁지 않는 것이 상책이어서 되도록 긴소매의 옷을 입고 있는다. 아 이것만 아니면...


모기와의 싸움에서 나는 초기대응을 잘 못 한 것이다. 긁어서 부어오르기 전에 약을 챙겨 먹었더라면 이렇게 환자처럼 온 몸이 울긋불긋하지는 않을텐데. 그런데 그리스 모기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게 소리없이 강해. 소리가 들리면 잡기라도 할텐데. 물론 안 잡히면 밤잠 설치는건 마찬가지 이지만. 그나마 소리없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아뭏든 생각없이 온몸을 모기밥으로 고스란히 진사한 탓에 주변에 온갓 사람들이 볼 때 마다 걱정이고 시도 때도 없이 가려워 죽겠고 선텐은 커녕 모기물린 자욱이 잔뜩 남을까봐 걱정이다. 모기에 대해 쓰고 있으니 더 가려운 것 같기도 하고. 


[간략 정보] 모기 대처법

1. 모기 Before, After 연고, 먹는 약, 스프레이 등을 준비한다. 

   현지에서 판매하는 연고나 모기 방지 스프레이 등의 효과가 생각보다 잘 듣지 않을 수 있다.

2. 손톱을 깍고 손을 깨끗이 씻고 잠든다.

   긁지 않는게 최선이지만 잠자면서 본능적으로 긁는 것 까지야 참기가 어려우므로.

3. 바디클렌저나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샤워한다. 

   상처부위가 더 덧날 수 있으므로

4. 가급적 바다수영은 피하고 수영후에는 바로 샤워를 해서 소금기를 닦아낸다.

   상처부위가 더 덧날 수 있으므로

5. 긴 팔, 긴 옷을 입는다.
   뜨거운 햇볓이 가려움증을 가중시킬 수 있고 밤에는 옷으로 모기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6. 알콜 섭취도 삼가한다.
   이게 다 모기 때문이다.




혹시 침대벌레(베드벅)은 아닐까 싶어 숙소의 메트리스와 침대 커버, 소파 커버까지 다 마당에 넣어놓고 햇볕에 소독하는 난리부르스를 벌이기도 했다. 

두 번째 의사와의 면담에서 역시나 모기에 물린 것이 확실하다는 검증을 받고서 항생제까지 복용하며 위에 나열한 대처법들을 철저히 지켰다. 그러다 보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상황이 빠르게 나아지지 않자 가족들이 음식도 가려 먹기를 권해 그야말로 휴가지에서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다.

8주동안 2개의 Moskito Repellant와 Fucicort Liquid라는 30g 짜리 연고를 4개나 썼다.




한 번도 여행중에 아팠던 적이 없었는데, '개인상비약'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기회였다. 



Posted by coo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