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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저자
법륜 지음
출판사
| 2010-09-13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우리는 사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이해하는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결혼하는 친구, 연애하는 친구에게 몇 번 선물한 적이 있고 집에서도 언니가 읽던 책이 있었는데 결국 이 책을 그리스에서 전자책으로 읽게 되었다. 몇 년 전 새해 벽두에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시리즈 네 권을 내리 읽고 스님이 속세의 일들을 얼마나 세세하고 시시콜콜하게 알고 있으며 그 욕심들이 얽혀 만들어 내는 번뇌를 얼마나 명쾌하게 분석해내는지 감탄했었다. 


연인과의 여행치고 두달이나 되는 시간 동안 그의 가족과 친지들 가까이서 지내 본적이 없고 결혼, 출산, 육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실적인 질문들 앞에서 나는 다시 법륜스님의 통달을 통해 마음을 정하고 싶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렇다고 결혼을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스님의 주례사'는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귀담아 들을 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중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을 남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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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ooolj


그러니까 산토리니에서 끙끙앓다가 꼭두새벽에 어쩔 수 없이 눈이 떠져 내가 한 일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배편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산토리니에서 파로스섬으로 가는 배는 어느 정도 자리가 남아 있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어차피 휴가의 피크 타임은 지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파로스에서 아테네 피라유스 항구로 가는 배편이 그 다음 주 화요일에나 자리가 나는 상황이었다. 꼼짝없이 5일을 파로스에 묶여있어야 하는 상황. 

내가 알아 본 배편은 '블루스타 페리'라는 회사였는데 그 외에도 넬라인 이나 헬레넥 시웨이 같은 다른 회사들도 있으니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게 일행의 의견이었다. 아무래도 나는 불안불안한데 그는 이런 일에 참 무사태평이다. 아님 말고 라는 식. 꼭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집착이 없다. 본인은 스트레스가 없겠지만 항상 꼼꼼하게 계획해야 하고 종종거리며 다녔던 나의 습성으로는 영 불안하기만 했던. 


28일 저녁에 이아마을에서 근사한 저녁식사에 와인까지 마시고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다가 그냥 보인 여행사에 들어가 파로스행 배편을 예약하고 그렇게 별 문제 없다는 듯이 순순히 파로스로 옮겨갔다. 


문제는 파로스에서. 배에서 내리자 마자 여행사 사무실에 들어가 아테네행 배편을 물으니 그 어떤 회사의 배도 화요일까지는 자리가 없다고 했다. 때는 8월 29일, 월말이고 주말이었다. 그리스의 모든 섬이 인구 대이동을 하고 있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섬 인구가 2/3 정도는 줄어든다고. 


쓸데없는 짓 같았는데 일행은 계속 그 옆 여행사 사무실, 또 그 옆 여행사 사무실에 들러 누군가 취소한 티켓이 있는지 묻고 다녔다. 나는 거의 포기상태, 5일을 파로스에 묶게 된다면 바로 옆 안티파로스, 낙소스도 둘러보고 그럼되지 않나 생각하는 중이었다. 


분명 내 스타일대로 할 수 있었다면 그 전 산토리니에서 파로스발 아테네행 티켓이나 파로스발 사모스행 티켓을 예약했을 것이다. 늦게가도 돌아가도 확실한게 좋으니까. 


그런데 그가 운이 좋은 것인지 토요일 저녁 아테네행 취소 티켓을 딱 구한 것이다. 그길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퍼스에서도 줄곧 가깝게 지내던 친구 존의 고향 마을로 달려갔다. 


파로스섬은 해변가가 주로 급격한 경사의 산들이 많고 섬 중심부는 완만한 평지의 지형이었다. 존의 여름 별장은 그 중에서도 완만한 경사에 해변을 바라보는 언덕에 위치해있었다. 그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하기 좋게 발코니도 널찍하니 잘 지어졌다. 딱 보기에도 여행잡지의 한 장면. 


꿈꾸던 삶의 여유로움.




멋낸듯 멋 내지 않은 듯




Breath-taking picture




때 마침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손녀딸도 머물고 있어서 고 깜찍한 모습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점잖은 아이도 처음인 것 같았다. 11개월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방긋방긋 잘 웃고 보채기 시작했을 때 쉽게 달래지기도 하고. 그런 아이라면 다섯이라도 키우지 싶을정도. 


존 내외와 딸, 손녀 다 같이 저녁식사를 나섰다. 퍼스에서 가깝게 지냈던 또 다른 그리스인 친구가 경영하는 레스토랑으로. 파로스 섬에는 안면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또 하나의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레스보스에 돌아와서 혹시 그 와인을 다시 맛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맛 보고 괜찮으면 수입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름 아이디어다 싶어 얘기를 꺼냈다가 일행의 핀잔, 괜히 여러사람 귀찮게 할 수 있다는 얘기에 또 서운해지기도. 


멜랑콜리한 기분과 테러블한 건강 상태는 그렇다 치고 파로스 섬은 겨우 24시간 머물기에는 너무 아쉬운 곳이었다. 명품 브랜드부터 글로벌 프랜차이즈, 그리스 전통의 솜씨로 빚어낸 수공예품까지 다 있는 미코노스가 서울의 명동 같은 느낌이라면 파로스는 수수하고 빈티지느낌의 그렇지만 감각적인 상수동 즈음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걷고 또 걸어 그 분위기를 흠뻑 느끼고 보물찾기처럼 발견하는 재미를 누렸어야 할 것 같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뒤 그 주인과 함께 타운 구경을 나섰다. 그 시각이 이미 거의 밤 11시. 무리이다 싶기도 했지만 파로스는 그게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욕심이 났다. 베네치아인들인가 터키인들인가 침입자들이 아테네 여신상을 마구잡이로 해체해 성을 지었고 나중에 그리스인들이 다시 파로스를 차지했을 때 그 성 주변을 교회로 둘러쌓았다는 얘기를 보고 들으니 이곳도 다른 그리스의 섬들처럼 부침이 많은 역사를 지녔구나 싶었다. 그리고 발길이 닿은 해변의 작은 바. 해변에 위치한 바, 카페 레스토랑들은 보통 야외 자리가 인기이기 때문에 내부 장식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는데 이날 들른 바는 예외였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이 디자인 했다는데 이 역시 또 상수동 느낌. 좁은 공간을 멋스럽고 영리하게 꾸며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로스 섬에 부는 뉴요커 바람. 미국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 꾸몄다는 바 내부





오스만 투르크 지배시절 아테네 여신상을 분해해 세웠다는 성벽. 그리고 그들의 지배가 물러간 후 복수심에 성벽을 둘러싸 교회를 지었다는 그리스인들.




파로스 항구 근처의 번화가, 그 중에도 플라타너스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가운데 위치한 레스토랑. 음식은 퓨전이라 오랜만에 전통 그리스식이 아닌 음식을 맛 보았고, 목소리가 잠길듯이 감기가 심해지는 상황에서도 참을 수 없었던 와인 테이스팅의 욕구. 결국 한 잔을 다 마신 것 같다. 모스카토와 소비뇽블랑을 잘 섞은듯한 그 맛이 익숙한듯 참신해서. 레스토랑 상표를 붙여 판매하기까지 하는 화이트와인이었는데 정작 레스토랑 주인은 품종을 모르고. 내딴에는 와인을, 그리고 레스토랑을 칭찬하고자 꺼낸 모스카토 이야기였는데 주인이 그것도 모르냐며 사람들이 놀리는 바람에 괜히 이야기를 꺼낸 내가 멋쩍어졌다. 


바로 저 색상. 그리스 블루라 이름짓고 싶은.













가족단위 여행에 알맞은 파로스섬의 어느 비치



파로스를 떠나기 직전 오후 시간을 보냈던 마가야 비치도 딱 그런 느낌이다. 작고 깨끗하고 조용하고.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마가야 비치에서의 한적한 오후





역시 여행은 먹방





아프리카 혹은 남미의 정취를 풍기는 마가야 비치 레스토랑의 조형물들




# 간략 정보

Magaya Beach Restaurant

Paroikia, 84400 Páros 

+30 2284 023791

https://www.facebook.com/pages/magaya-beach-restaurant-paros/181461458916

이 지역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 요리와 생선 알을 숙성시킨 샐러드,

그리고 아시안 퓨전 등이 맛있다.

매니저와 서빙남들 역시 훈훈하고. 






Posted by coooolj


파라솔 아래 데크 체어에 기대 눈부신 에게해의 바다와 햇볓을 즐기던 중이었다. 1분이 멀다하고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인들이 맛사지를 권했다. 맛사지보다 그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단순 호기심으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중국 사람인 것 같아"

"아니야, 중국 사람은 저렇게 입이 크지 않아" 

"음 그럼 베트남 사람인가?"

"그렇다기엔 콧구멍이 너무 커"

"인도네시안이 맞을듯"


그러다가 카타르 공항 면세점에서 여자 점원이 나보고 필리핀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던 얘기가 생각나서 벌컥 화가 났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이미 말 한 이상 필리핀 사람인 줄 알았다고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었던 것 아니냐며.


이것이 내가 다른 아시아인들을 보는 시각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단편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한참을 한국 이외 다른 아시아 나라 사람들에 대해 왈가왈부 하다가 어느 순간 부끄러워졌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야.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은 괜찮지만 자기우월감에 빠져 생김새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내 모양새가 얼마나 우수운가. 

그저 획일화된 미의 잣대를 아무에게나 들이대어 우월하니 모자라니 그렇게 후진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던 것 아닌가. 





어쩌면 한국 사회 내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선, 그것 역시 나에게 투영된 것도 같다. 적은 임금에 3D업종, 혹은 가장 단순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외모나 입성은 우리 나라 70년대라고 말할 정도로 촌스럽다고 취급하는. 반면 호주 사회가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 백호주의가 존재한다지만 적어도 제도상 내국인과 거의 다름 없이 노동의 기회와 권리를 존중하고 있다. 외국인 고용 촉진을 위한 교육시설이 정부 예산으로 운영될 정도이니 말이다. 


나 역시 그런 기회를 찾아 왔고, 먼저 와서 경험했고 고생했고 일가를 이룬 베트남 사장 밑에서 혹독하게 한달 반 정도를 일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 사람들이 다른 아시아인들을 무시하는 시선과 행태들이란... 부끄러운 일이고 개선해야할 인식이다. 




Posted by coooolj



정글만리. 1

저자
조정래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지금, 당신은 미래와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네이버 3개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전자책으로 3권을 내리 읽어도 좋을만큼 정보성, 오락성을 두루 갖춘 정글만리. 그도 그럴것이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의 새로운 시도 아닌가. 그 필력과 취재력 그야말로 살아있는 글. 덕분에 이제사 태백산맥도 타고 있다.


아이패드 미니를 이용해 주로 배 안에서, 남들 자는 시에스타에 읽었는데 책갈피 기능 덕분에 기억하고 싶은 대목들을 편리하게 표시해둘 수 있어 좋았다. 주요 장면들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감상, 공감, 이견, 정보, 폭소, 처세, 결문 이렇게 감상을 정리해봤다. 물론, 스포일 있다. 


<전체적인 감상>

적절한 시기-중국이 G2를 넘어 G1을 향해가는 시점-에 적절한 고객접점-인터넷 연재, 종이책/전자책 동시 출간-을 만난 간만에 괜찮은 콘텐츠 였다고 생각한다. 한 편 한 편의 길이가 직장인이 점심식사하고 잠깐 짬난 사이에 읽어볼만한 길이였고, 문장 또한 짧고 묘사도 여러편, 여러 인물을 통해 반복되는 식이라 이해하기 쉬웠다. 간혹 많은 정보를 드러내려는 인물 간의 대화 또는 지문이 주입식 계몽소설 같이 느껴져 거북해지려고 하면 말랑말랑한 젊은이들의 연애소설이었다가 또 때로는 유구한 중국 역사를 안내하는 기행문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3권짜리 시리즈물을 종이책도 아닌 전자책으로 후루룩 읽어버렸다는 점. 그것도 재미있어서 아껴보지 못하는게 아쉬울 정도로. 


<공감>

이미 2006년, 봉사단체를 통해 알게 된 어느 중소기업 사장님께서 지금 중국이 무섭게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오라며 후원해 주신 덕에 상하이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2012년, 남동생,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을 여행했고, 비행기 연착 때문에 어쩌다가 광저우에서 1박을 하는 바람에 또 우연찮게 중국 남부 최대 도시를 둘러보는 횡재를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고 대학교 때 재수강까지 했던 '중국 대중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세 차례의 중국 여행 그리고 정글만리를 읽으니 많은 부분이 공감되고 다시 한 번 중국이라는 세계에 눈이 떠진 듯한 느낌이다.


또한 딱히 '중국'이라는 공간적 특성과 '현재'라는 시점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공감할 수 있었던 고사들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는 말을 섞지 않는 게 상책이었다. 보는 방향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갈 수 없는 일이었다. "


"원래 정치집단은 그렇게 뻔뻔한 것 아니오. 그래서 쏘련 수상 흐루쇼프가 정치인들이란 강도 없는데 다리를 놓겠다고 하는 자들이다' 한 것 아니겠소"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진부해진 진리가 있지 않소"


"아무리 기운 센놈도 기술 좋은 놈 못 당하고, 아무리 기술 좋은 놈도 젊은 놈 못 당하고, 아무리 젊은 놈도 죽기 살기로 덤비는 놈 못 당한다. 비즈니스 정신이란 바로 그 죽기 살기로 덤비는 놈이오."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다음에는 의심하지만, 계속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 이건 독일 나치스의 선전장관 괴벨스가 한 말이오."


"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사내대장부가 아니다"-만리장성 앞 모택동의 시구

한 글자가 보통 사람 키만큼 큼직하게 새겨놓은 글자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곤 하는데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폼을 잡는게 우수워서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알고보니 인민혁명을 한 모택동이 수많은 사람이 죽어간 장성에 대해 쓴 시구. 이에 대한 저자의 평가에 무척 공감한다. '이 장성에 올라 무수한 사람들의 신음과 통곡을 듣지 못하면 참된 대장부가 아니다.' 그 시가 이렇게 쓰였다면 모택동이 보다 훌륭한 리더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정말 중국인들이 흠모하는 신은 아니니까. 그도 인간이니까. 


<이견>

"문화 수준이 저급한 것들은 왈가왈부, 티격태격해 가며 흥정이라는 줄다리기를 하는게 무슨 놀이인 양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 이것이 중국의 흥정 문화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시각으로 묘사된 부분인데 나도 비슷한 생각을 전에 했었다. 정찰제가 훨씬 효율적이고 신뢰가 간다는. 그런데 베이징의 짝퉁 백화점 슈슈이제, 그 뜻도 아이러니컬 하게도 수려한 수공품점 에서 한 시간 넘게 흥정을 해보고서는 나도 그 맛을 알았다. 남동생이 전에 흥정해본 경험이 있는지라 나름 상황 설명을 곁들여줘서 그 재미를 더했다. 20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여성이었는데 사교성 있게 한국말로 다가오는가 하더니 값을 깎으려 들면 우는 시늉을 하다가 화를 내는 척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우리가 안 되겠다 자리를 뜰라 치면 손이 발이 되게 빌어보이기도 하고 계산기를 두들기며 더는 안 돼 단호해 보이기도 하고. 한 시간 넘은 연극 끝에 처음 가격 1/3에 질좋은 가죽 가방 3 개를 얻는데 성공했다. 우리돈으로 9만원 정도였으니 웬만한 보세 가게보다도 더 저렴하고 품질은 훨씬 더 우수했다. 왜냐하면 명품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고퀄리티여야 하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와 가장 무난하지만 실용적인 백팩 디자인을 골라 여태 잘 매고 다니는 중이다. 아무리 구분이 안 된다 하더라도 짝퉁을 들고 다니는 것은 왠지 나의 경제력을 속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아뭏든, 결론적으로 누군가는 그렇게 시장판에서 벌이는 실랑이가 비효율이고 저급한 문화라고 생각될 지라도 그 깎는 재미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생각이 바뀌리라. 


"그래서 직장에서 안 사람들은 직장 떠나면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직장생활이란 한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열차를 타고 가다가 제각기 다른 역에서 내려 뿔뿔이 흩어져 가는 열차놀이 같은 것인지도 몰랐다." 


경영학 개론 수업만 들어도 가장 기본으로 배우게 되는 단어가 '조직'이다. 그 정의를 구성하는 필수 요건 중 하나가 조직원들의 '상호작용' 이다. 그래서 열차의 승객들은 목적지 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될 수 없다고 교수들은 가르친다. 아마도 책 밖의 현실 사회에서는 '상호작용'이 실종되었기에 조직과 열차의 승객들이 다를 바 없게 되어버린것이 아닌가 싶다. 


운 좋게도 혹은 용감무쌍하게도 일 외에도 많은 것들 이를테면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개인사의 고민들을 직장 선배들에게 털어놓은 덕에 나는 많은 사람을 얻었다. 직장을 떠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그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내가 얻은 것에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정보>


"적당한 타락을 적당히 묵인하는 것, 그게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수천 년 동안의 요령" 

부패한 당원들의 행태에도 불구하고 국가 소요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 중국에 대한 하나의 불가사의가 이렇게 해석되었다. 


그리고 기억해두어야 할 기록적인 오늘의 중국을 나타내는 숫자들.


"롤스로이스의 세계성장률은 170퍼센트 정도인데 비해 중국의 성장률은 800퍼센트로 발표되고 있었다. (1대 당 90만달러, 약 1억원)"


"날이면 날마다 불어나고 있는 중국의 네티즌들은 6억에 육박하며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었다."


"매년 대학 졸업자가 650만 명 이상 나와 세계 1위 인데다가..."


"중국은 벌써 1인당 GDP 1만 달러의 인구가 1억 2천만을 넘었고, 2만 달러 인구는 6천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폭소> 

"설날이 가장 심할 뿐, 중추절에도 터뜨렸고, 이사한 날에도 터뜨렸고, 개업한 날에도 터뜨렸고, 아들 낳은 날에도 터뜨렸고, 심지어 자동차를 산 날에도 터뜨렸다. 한국사람들이 징그럽게 돼지 대가리에 절해대며 고사 지내는 것처럼."


나라 마다 비효율적이고 다른 국가 사람들로부터 도저히 이해되지 못할 풍습들이 있게 마련인데 저자가 참 잘도 짚었다. 그래서 문화 상대주의라고, 나도 이런게 있는데 너희도 그런거 있겠지 가 말이 되는것 아니겠나 싶다. 


<처세>

옛날에 목이 달아나고 싶으면 세 번 진언하라는 말이 있었다. ... 기업의 오너도 직언의 대상이 아니었고, 충고의 대상도 아니었고, 토론의 대상도 아니었다. 그들은 신적 절대성과 제왕적 권력을 구사하기를 원했다. 함께 일하려면 거기에 맞춰야 했다. 그것은 또 하나의 자본의 마력, 돈의 힘이었다. 


일개 대리의 신분으로 기업 오너를 처음 업무상으로 마주하였을 때, 내가 느낀바와 1%의 오차도 없이 일치한다. 그 제왕적 권력이란 500명 넘는 인력들을 거느린 기업의 대표라 할지라도 월급쟁이는 월급쟁이일 뿐이라는 느낌을 주기까지 했다. 더구나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대표님이 오너로부터 막말을 듣는 모습을 보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서글퍼 지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 사활을 걸고 들이대야 하는 일이구나. 그렇게 덤벼들다가 깨갱하기도 하고 계란의 바위치기도 하고 그게 내가 부딪혔던 자본주의 사회 샐러리 맨의 현실이었다. 


<결문> 

주인공 캐릭터 격인 전대광이 3부 끝날 무렵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아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나의 화두 '무엇이 될 것인가' 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타인이 쌓아올린 지식을 그저 날름 날름 받아먹고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남의 성공만 우러러보고 앉아있을 것인가. 나는 어떤 재능을 타고 났으며 어떤 일로 행복하게 살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까. 다시 원점이다. 서툰 결론이라도 2013년이 끝나기 전에는 일단락 지을 작정이다. 지금의 방황이 값진 자양분이 되길 바라며.



What a precious.







Posted by coooolj

# 간략 여정 

티라 - 검은모레 해변 - 이아




미코노스 자클레오에서 샴페인에 훈남들에 기분 좋게 취해 섬 반대편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날은 저물어 바람이 차가워지는데 레스토랑은 찾기가 힘들었다. 결국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가보니 해변가 앞에 위치한 호텔급 레스토랑. 여기서 맛본 살딘(Sardin) 구이가 그 어느 곳에서보다도 가장 맛있었다. 고퀄에 비해 가격은 적정선이었다. 기대이상으로 자알 먹고 자알 놀았는데 오토바이로 몰아치는 찬바람이 문제였다. 





페리에서 막 내린 인파로 가득찬 티라 항구와 멀리 보이는 화산 지형.



다음 날 아침 목이 컬컬하니 낌새가 이상했다. 산토리니 타운에 도착하자 마자 목감기용 가글부터 샀다. 경험상 그보다 나은 약이 없었다. 콧물 몸살감기로 넘어가기 전에 잡아야지 싶었다. 또 다른 문제는 와인이었다. 노을지는 산토리니에서 모스카토 다스티 그리고 산토리니의 소르비뇽 블랑. 사모스 부터 그리스의 섬들은 로컬 와인을 맛보는 즐거움도 솔솔했던 것이다. 분위기에 취해 맛에 취해 그리고 이야기에 취해. 로맨틱한 산토리니의 첫날밤이 가고 있었다.



티라 마을의 야경. 은은하면서도 호사스럽다.






티라마을의 노을과 샴페인. Fabulous.






노을과 칵테일. 알코올과 풍경에 취하다.




가글에 따뜻한 샤워까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온 몸이 오한에 떨리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 그토록 심한 몸살 감기는 처음이었다. 일부러 샤워 타올까지 겹겹이 덮고 땀을 쭉 흘린다음 일어나니 한결 몸이 가벼워 진 듯 했다. 


새벽 5시에 눈이 떠져서 이것 저것 메시지 체크에 배편 일정 점검을 하고 또다시 따끈히 샤워를 했다. 


각자 지구 반대편에서 세계여행을 시작한 브라질리언 커플과 싱글녀, 그들과 함께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여행의 소회를 나눴다. 한국의 평범한 2~30대에겐 먼 얘기로 느껴지는 세계여행. 그들에겐 성장의 관문처럼 마땅히 경험해야 하는 과정처럼 보였다. 




검은모레 해변으로 가는 길에 만난 또 다른 화산지형. 고대 그리스 인들은 이런 바위에 굴을 만들어 살았다고.






검은모레 해변처럼 검게 그을리고 깡마른 아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왔는데 혼자서도 잘 논다.




산토리니 특유의 앉은뱅이 포도. 화산재와 고온건조한 기온의 창조물이라고. 세계적인 와인 유행을 타고 산토리니 곳곳에도 와인 박물관, 와이너리 투어가 성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모레 해변을 찾아 나섰다. €12짜리 미코노스 파라다이스 비치 파라솔에서도 2시간을 채 모 보냈었는데 이 날은 늦은 오후까지 여유롭게 해변을 즐겼다. 파도가 잔잔해서 수영하기도 맞춤이었고. 넉넉하게 휴식을 취한 뒤 산토리니에서 가장 유명한 이아(Oia)마을로 향했다.



산토리니하면 파란 지붕과 하얀 회벽의 교회.





이아마을 노을 보러 가는길. 감동적이었던 삼중주.




노을로 물들기 시작하는 이아마을





골목골목 들어찬 인파를 헤치고 명당을 차지한 보람이 있었던 풍경. 선셋투어 비용을 지불한 그들은 노을과 그들이 탄 배가 만들어낸 장관을 볼 수 없다는게 함정.



이아 마을의 석양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까지도 잘 알려진 명소 코스 중에 명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노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라며 일행은 미리 나의 기대를 낮춰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버글버글해서 일단 자리 신경전에 감상의 50%는 빼앗긴 느낌이고. 해야 만날 하는 일이 뜨고 지는 일인데 그게 이아마을에서 본다고 얼마나 특별하겠나. 잔뜩 기대한 이들에겐 미안하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아마을의 노을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아주 가까운 주변 섬들 마저 구름 위에 떠 있듯이 수평선의 경계가 모호해서 자못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것.  지금은 사화산이지만 산토리니가 화산활동에 의해 탄생한지라 아직도 화산재 부유물들에 둘러싸여있는 까닭이라고 한다. 그리고 하얀, 새하얀, 단체로 약속이라도 한듯 하얀 집들이 노을 색으로 일제히 물들어 아름답기도 하고.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다른 점은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을 때 사람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 같이 박수를 쳤다는 점. 그 느낌 노칠새라 우리 일행도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해가며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올리브 잎사귀를 모티브로한 악세서리. 겟.




또 한편, 이탈리아 명품 못지 않은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수공예품이 그리스 곳곳에서 팔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산토리니 역시 수많은 수공예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개인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딴 제품까지. 어떤 가이드북에 따르면 그리스에 왔다고 해서 굳이 그리스다운 디자인을 택할 필요는 없다고. 오히려 중국산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가게들 중에 3평도 안 될것 같은 좁디 좁은 악세서리 가게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악세사리를 발견. 그리하여 일행으로 부터 올리브 잎사귀를 본 딴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선물받았다. 가격도 거품없는 €100 내외. 그리고는 로맨틱해진 분위기에 둘러싸여 레스토랑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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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와인을 홀짝홀짝 마시지 않을 수 없었으니 나머지 여행은 줄곧 감기와 함께였다.


파로스 섬에서 호주인 친구들을 만나 간만에 대화 좀 하게 생겼는데 목소리가 안 나왔다. 인형같은 어린이들이 막 뛰어다니던 아테네 친척 세례식 때 애들은 그저 멀리서 사진만 찍어줘야 했다. 몹쓸 감기 옮길 까봐.


레스보스로 돌아온 오늘(9월 2일) 까지 거의 일주일을 꼬박 앓아 주시니 내일은 좀 정상인으로 돌아오자. 주변 사람들한테 걱정끼치지 말고.


초반엔 모기 때문에 고생하고 이제 감기까지 말썽이니 관리만 잘 했더라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들이 너무 큰일이 되어 주변에 심려끼치고 나도 기운 없고. 


상상 이상으로 나약한 나의 저질 체력에 실망했고 그런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챙겨주는 일행과 주변인들의 노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간략정보

1. 숙소 추천 - Villa Pavlina

Karterados, Santorini, Santorini Island 84700 Greece 13 3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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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기준 1박 35 요금치고 꽤나 깔끔하고 아늑한 방이 제공된다. 아무래도 중심 번화가인 티라나 이아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탓인 것 같다. 스쿠터나 4륜오토바이로 이동이 자유로운 경우에는 번화가로부터 이정도 거리(약 15분)는 큰 핸디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챙겨주는 그리스식 아침도 맛있었고. 영어 통역은 아들 '야니(John)'가 담당하고 있다. 이전 숙소에 아이폰 충전기를 두고 오는 바람에 순간 패닉;이었는데 야니가 삼성 충전기도 빌려주고 주인 가족 모두 친절했다. 

본채 2층방을 빌린다면 검은모레 해변과 앉은뱅이 포도밭, 파란지붕 교회 등을 포함한 괜찮은 뷰도 누릴 수 있다.


2. 쇼핑 일정 추천 - 8월 마지막 주. 

8월 마지막 주는 성수기의 끝물로서 이 떄 섬 사람들의 거의 2/3 정도가 다 빠져나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상점들도 막판 처분 세일을 하기 마련. 덕분에 티라 번화가 한복판에서 이탈리아 브랜드 선글라스를 20에 득템할 수 있었다.

단, 주의할 점은 섬을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으므로 미리 다음 여행지 배편이나 비행기편을 예약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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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스 섬에 갇히다. 

라고 쓸뻔 했지 말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은 레스보스다

꿈 같은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레스보스섬, 에레소스에 머물고 있다. 




아테네에서 레스보스까지 장장 10시간. 심심하지 않게 따블리까지 탑재하신 최신형 페리님. 한국에서 건조되었다는 설이 있다.




미코노스에서 시작된 목감기와의 인연은 산토리니, 파로스, 아테네를 거쳐 지금까지 내 곁에 머물고 있다. 어제 시에스타에는 기침이 멈추질 않아 거의 토할 지경에 이르렀었다. 생애 이토록 심한 감기가 찾아왔던 적이 있었던가. 밤잠 역시 두시간에 한 번씩 설치기를 반복하며 왜 내가 행복의 정점에 다다랐다 느낄 때 마다 그 댓가를 걱정하는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다. 


밤에는 열이 펄펄 끓어 죽을똥 살똥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좀 괜찮아져서 맥주 한 모금, 와인 한 잔 그 달콤한 꾐을 거절하지 못해 근 일 주일 간을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30도를 넘는 더위에 콜록대는 민폐가 되어있다. 건강이라는 것이 얼마나 절제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지 깨닫게 된 또 하나의 좋은 경험. 




에레소스 집앞에서 보이는 풍경. 날씨는 가을로 접어들었는데 해바라기는 여전히 곱다.





동네 뒷산 산책하던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짝 열어놓은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초가을 에게해의 빛은 찬연히 아름답기만 하다. 


너무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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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여정

첫째날 : 미코노스 타운(Mikonos Town)

둘째날 : 파라다이스 비치(Paradise Beach) - 클럽 케이보 파라디소(Club Cavo Paradiso)

셋째날 : 수퍼파라다이스 비치(Super Paradise Beach) - 칼라파티 (Kalafati)

넷째날 : 미코노스 타운(Mikonos Town)



나는 이 곳을 욕망의 섬이라 불러야겠다.

누가 더 섹시한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너도 나도 그 경쟁 대열에 합류해 매력을 발산한다. 그도 모자라 게이들의 메카라는 미코노스. 아이러니컬하게도 게이클럽 앞에 위치한 오래된 작은 교회. 그 상반된 개체가 한 폭에 담긴 장면을 보며 신이 얼마나 분노하겠냐며 짐작해보기도 한다. 



게이바 앞의 교회. 밤과 낮. 달라도 너무 다른.



옛 항구 앞에는 카페, 타베르나, 젤라토숍부터 시작해서 명품 브랜드숍, 각종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보세 의류, 신발, 악세서리, 클럽, 바, 갤러리 그리고 숙박시설까지 어지럽게 미로처럼 얽혀있다. 마치 한 번 들어가면 영원히 빠져나오지 말라는 듯이.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새벽 1시에도 성업중이던 루이비통 매장. 고매하신 명품 브랜드, 한국에서는 일부러 줄을 세우고 손님을 기다리게하는 도도한 루이비통이 미코노스에서는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불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첫번 째 숙소 앞에서 내려다 본 신항구의 모습. 움직이는 호텔 규모의 대형 크루즈가 정박해 있다.




그도 그럴것이 미코노스는 마치 객실 800개 규모 정도 되어보이는 움직이는 호텔, 대형 크루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코노스에 와서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났으니 과연 명소는 명소인가 보다. 그렇게 불야성인 가게들과 좁은 골목을 꽉꽉 메운, 클럽마저 춤출 공간이 없는 미코노스의 한여름밤이 가고 있었다. 문제는 숙소.



미코노스에서 두 번째 숙소 앞 작은 해변. 떠나면서 너무 아쉬워서 달리는 모터사이클 위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그간 숙소는 도착하자 마자 정해도 무리가 없었다. 미코노스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시즌은 끝물이고 밤 늦은 시간 도착 하더라도 분명 항구에 숙박업소 주인들이 나와 홍보할 것이라고들 했다. 사진까지 보여주며 수영장에 와이파이 해변 근처 그럴사한 말들을 하면서 가격은 사모스의 두 배를 불렀다. 때는 밤 10시 였고 크루즈 바람에 시달린 몸은 고단하고 그녀를 따라 가파른 언덕을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이 첫날 숙소. 

방은 널찍한데 건물 전체가 흡연자들의 습격을 받은듯 쩔어있는데다가 하수구 냄세까지. 청소상태가 그러하니 시트며 기분이 영 찝찝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것 같은데 가족수대로 벤츠를 타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린 학생들이나 다른 후진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네 그렇게 벌고 아껴서 벤츠타시는 군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결국 다음 날 오전을 다른 숙소 찾는데 써버렸는데 역시 비슷한 가격. 대신 좀 더 접근성 좋고 깔끔한 곳이어서 안심했다. 


섬 여행의 둘째날은 항상 하이라이트. 오전에 숙소 알아보러 다니면서 이정표를 봤는데 오른쪽은 파라다이스 비치 이고 왼쪽은 수퍼 파라다이스 비치 라고 쓰여있었다. 순간 누군가 유치한 경쟁을 하는가 보다 싶어 피식 속으로 웃었는데 가보니 정말 파라다이스구나 싶었다. 


모래사장은 비치 파라솔과 선데크 체어 들로 가득 차있고 그 뒤는 테이블, 그 다음 줄이 푸드코트와 바,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테마파크 처럼 상당히 상업적으로 잘 계획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심장까지 뛰게만드는 파티 음악. 결정적 한 방은 어디서 그런 물건? 을 샀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파티 사회자의 앞면 코끼리 뒷면 티팬티. 코끼리 코 끝을 누르면 소리도 난다. OMG 다들 사진찍고 동영상까지 찍어대는데 나는 눈길 한 번 가기도 힘들게 훼방꾼이 있어서... 유투브에 올라왔을지 모르겠다. 

관련영상 

(차마 직접 영상을 올리지는 못하고 링크만 가져온다.)


오후는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신세계를 접한듯 충격에 휩싸였다가 진짜 파티는 새벽 두 시 부터라며 미리 잠을 청했다. 클럽에 가기위해 알람을 맞춰놓고 새벽에 일어날 줄이야. 그것이 그가 클럽을 즐기는 방법 이었다.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휴식을 취한 다음 위스키 스트레이트 한잔 그리고 하이하이 하이한 상태에서 절정의 시간만 두 세시간 딱 즐기고 끝.



석양지는 미코노스 타운에서의 저녁식사.




세계에서 13번째로 큰 규모라는 Cavo Paradiso에 새벽 3시에 도착했는데, 그 명성에 걸맞게 줄이 길었다. 다 상술이라는 것은 암묵적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덕 위 1천 평은 족히 넘을 것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그득그득했다. 다행히 그 전날 타운의 클럽 만큼은 아니었고 시원하게 바닷바람도 쐬면서 즐길 수 있어서 나같은 비흡연자에게는 딱 이었다.


우리나라 클럽과 비교한다면 w 호텔의'우 바(W Bar)'가 가장 흡사한 컨셉일 것 같다.

거기에 풀장과 광활한 에게해 전망, 누구나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는 곳곳의 스탠딩 무대가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을 듯. 


인상적이었던건 어떤 칵테일도 플라스틱 컵에 서빙하고, 이탈리아인이 50%는 되는 것 같았으며, 파티는 일출과 함께 마무리 된다는 것. 아무 것도 남김없이 아낌없이 온 에너지를 소모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 그 느낌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뭔가 해낸듯한? 우숩게도 말이다. 자알 놀았다는 거다.



케이보 파라디소. 공식 홈페이지 제공 사진. 케이보는 우리말로 '만'을 뜻한다고.




다음날 오후, 수퍼 파라다이스 비치의 자클레오 바의 훈훈한 근육남들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한때 모델 에이전시을 운영했던 일행마저 퍼펙트를 외쳐댈 정도였다. 에게 해 오후의 해변가, 가장 좋은 전망의 언덕에 위치한 풀바. 그곳을 메운 식스팩 훈남들, 그리고 샴페인. 리얼 수퍼파라다이스가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리얼!




샴페인 너머 우글대는 식스팩 유러피안 훈남들.





리얼 안구정화





예쁜 오빠




완전 마초 중에서도 마초로 보이는 그들이 게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기도 했다. 왜 일까 라는 이유를 가지고 일행과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는데, 결론은 그들이 자신의 식스팩을 사랑한 나머지 남의 식스팩마저 사랑하게 된 것 아니냐는.



자클레오바의 전경.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




요약해서 정확히 말하면 '파라다이스 비치'는 남자들 천국 이고 '수퍼파라다이스 비치'는 게이들 혹은 몸짱남이 보고픈 언니들의 천국 이었다. 



수퍼파라다이스 비치의 충격을 잠시 내려놓고 들른 칼라파티 마을의 레스토랑. 오픈, 모던, 소셜이 컨셉인듯. 다시가고 싶은 곳 중 하나.






리틀베니스. 그리스인들은 발코니를 1층보다 앞쪽으로 지은 이런 스타일의 건물들을 베니스식이라고 부른다.





리틀베니스의 카페.



다음 날 오전은 리틀 베니스 근처에서 시간을 보냈다. 큰 보트가 지나가면 앉은자리로 파도가 튀어 오를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리틀 베니스의 카페. 뒷편으로는 100년째 풍차가 돌고 있고. 시나몬을 얹은 카푸치노와 꿀과 호두가 얹어진 그리스식 요거트도 먹었다.


다음 여행지로 넘어가는 페리 탈 때까지 애매하게 남은 시간을 어찌 보낼까 하다 타운에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그게 함정인 줄도 모르고.


몇 벌 입어보고 나면 시간 훌쩍 가는 것은 예사일인데 나보다 센스있고 돌직구에 강한 일행은 내가 고르는 물건마다 족족 단호하게도 no를 외치는 것이었다. 거의 포기상태에서 케밥물고 이제 배타러 가야지 했는데 그가 미안했는지 나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을 꼭 찾아주겠다며 분주하게 발걸음과 시선을 옮겼다. 


운좋게 발견한 하얀 밥상보-레이스-원피스. 값을 치루고 뛰기시작. 빨래방에 맡긴 세탁물 찾으러 갔는데 아직 세탁기 돌리는중. 지자스! 비누 거품을 탈수만 해서 항구로 내달렸다. 안 그래도 €15나 주고 세탁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던 그였는데 세탁때문에 배까지 놓쳤더라면...



산토리니로 가는 도중에 만난 무지개





#간략 정보

1. 숙소 결정 Tip 

항구에 마중나온 삐끼에 걸리지 마라. 배가 닿은 시간이 늦은 시간이면 아무데서라도 일단 쉬고 싶은 마음 때문에 숙소를 쉽게 결정하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가격은 퀄리티 상관없이 주인맘대로 고무줄처럼 늘고 준다.

앞서 추천한 익스피디아 앱을 통해 예약하거나 근처 여행사 사무실에 들러 추천을 받는다. 그나마 평판이 괜찮은 준수한 숙소를 소개받을 수 있다.


2. 클러빙 주의사항

워낙 다양한 국적의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게 되므로 귀중품은 아예 들고 다니지 않기를 권한다. 가방 맡기는 곳, 캐비넷 따위 있을리 없다.


3.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타운을 벗어나 한적한 다른 곳도 둘러보길 권한다. 미코노스라고 어딜가나 다 헐벗고 북적대고 그런 것은 아니더라는.


4. 쇼핑은 야간에

시에스타에 적응했다면 야간 쇼핑을 권하고 싶다. 그녀의 밤은 우리의 낮보다 아름다웠다? 였나? 코나의 노래 제목이 갑자기 매치가 되는데 암튼 미코노스의 밤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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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여정 

피타고리오 빌리지(Panagia Spiliani - Castle of Lycurgus)

골든 샌드 비치(Chrisi Amoos)

칼로바시 항구(Kalovassi) 



아침 8시 숙소에서 나와 섬 일주를 떠났다. 하루면 다 돌아본다는 말에 어울리게 비교적 작은 규모(너비477.4 km², 인구 3만 3천) 의 섬인데도 깊은 산속까지 도로가 잘 닦아져 있었다. 


대학생 때만 해도 생계형 알바하느라 수학이 꼭 필요했는데 그 후로 놓고 산 지 얼추 8-9년이 다 되어간다.


피타고라스가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는데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뭐였더라' 한동안 머리가 백지상태였다. 헐. 한 때 그게 전부인 줄 알았던 것도 이렇게 깨끗이 잊어버릴 수 있나 보다.


아뭏든, 그 마을 어느 동굴에 있다는 수도원을 둘러보고 전망좋은 그곳에서 눈에 걸린 성으로 옮겨갔다. 저기도 가보자. 그냥 눈에 띄니까 한 번 가까이 가보자. 그게 이번 여행의 스타일이었다. 밑도 끝도 없이.



Panagia Spiliani 라는 동굴형 수도원 근처에서 내려다 본 Chora 해변가 마을. 해발 125m 밖에 안 되는 높이 임에도 탁 트인 장관을 연출해낸다.





흔한 그리스 정교회의 화려하게 치장된 내부





Castle of Logothetis. 고대 그리스의 건축 양식에서부터 기원 후 7세기까지 재건축된 모습을 한큐에 볼 수 있다. 우리 같으면 다 부시고 새로지었을텐데 겹겹이 보수공사를 한 모양이 인상적.




6,7세기 경의 유물들을 성 안에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그 전에 암석화 박물관 갔을때 하도 몇백만년 전 몇백만년 전 그래서 6,7세기는 최신품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일행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오래된 성벽 뒤로 보이는 바다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듯 무심하게 아름다웠다. 


섬 어느 곳을 가나 터키 영토가 육안으로 쉽게 보일 만큼 가까워서 침입도 많았고 내부 혁명에 나름 부침이 많았다는 설명을 읽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찬란히 아름답기만 한 바다가 참 한결같지만 None of my business 구나 싶었다.


마지막 여정으로 선택한 골든비치 찾아가는 길. 반 바위 반 초록 높은 산이 거대하고도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제사 찾아보건데 그 때 본 산이 사모스 섬에서 가장 높은 Kerketefs 라는 산이었고 해발 1443m라고.)


잘 닦인 해변 일주 도로와 멀리 구름 모자를 쓴 Mount Kerketefs.




사모스섬에 온 첫날 들렀던 여행사 직원이 지도에 별표 치면서 크리스탈 클리어 워터라고 설명했던 그곳. 골든 샌드 비치.


물이 투명할 뿐만 아니라 모레사장에서 족히 5m 멀리 까지는 어른 허리 깊이 정도 여서 키즈풀 이라고 이름붙여도 손색이 없을 만 했다. 


그래서 마음 푹 놓고 배영하다가 갑자기 일어섰는데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아 급 당황. 순간 공포가 엄습. 지자스 이렇게 예쁜 바다에 빠져 죽는구나. 라이프 가드도 없고 일행은 멀리 떨어져 있다. 이쪽으로 황급하게 수영해 다가오고 있으나 속도는 역부족. 그와중에 짜디짠 바닷물을 먹고 또 먹고.


Don't Panic! 패닉에 빠지지 말고 빨리 더 얕은 곳으로 움직이라는 말을 기억해 다시 배영 모드로 전환, 겨우 빠져 나왔다. 


바다 수영에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배영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꿈에서라도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공포였다.


Crystal clear, breath-taking view, swallow water... 각종 현란한 수식어가 붙는 골든 샌드 비치. 정치빼고 왠만한 일에 무뚝뚝한 그리스 사람들인지라 과장은 아닌듯.




#간략 정보 

사모스섬에 대하여... 

그리스 영토 중 가장 터키에 가까워 그만큼 역사적으로 부침이 많았던 지역이라고 한다. 성벽에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뿐만 아니라 그리스 혁명으로 인한 내전의 영향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타고라스를 비롯한 에피쿠로스, 지동설을 처음 주장한 'Aristarchus of Samos' 역시 이 지역 출신이라고 한다. 훌륭한 인재들 덕분인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Eupalinian aqueduct(고대 터널)' 과 세계 최초 인공 항구인 피타고리오 항구 등을 품고 있다. 

또한 레스보스, 히오스, 파모스 등 다른 섬들을 연결하는 기점 역할을 하기도 하고 물론 수도 아테네에서 직접 연결되는 배편도 있다. 

터키 여행이나 다른 섬 일주 여정에 2박 3일 정도 추가 여정으로 들러가거나 여유있게 일주일정도 흠뻑 빠져있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섬이었다.

동북 쪽의 바티(Vathi) 항구로 들어와 서북쪽 칼로바시(Kalovassi) 항구로 나가는 여정을 추천한다. 겹치는 루트를 최소화 해서 섬 곳곳을 알차게 둘러볼 수 있다.







Posted by coooolj


사모스 섬은 어느 해변이나 에메랄드 빛 바다라는 점을 빼면 각각의 마을들은 전혀 다른 섬을 여행했던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개성이 다양했다.


나이팅게일 새가 노래하는 숲으로 유명해진 '마놀레이츠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전에 본 적없는 늘씬하게 쭉 뻗은 플라타너스로 가득했다. 보통 10m 이상은 넘어 보였다. 그 높다란 줄기에서 뻗어나온 이파리들은 한낮의 태양빛을 받아 곱디고운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초록빛 이파리에 햇빛이 투과되니 내 눈으로 쏟아지는 빛은 황금빛이었다.


가파른 계곡 사이에 형성된 마을은 골목골목에 도자기며 악세사리 같은 수공예품 전시장겸 판매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손에 넣지 않고 보는 것 만으로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세계 곳곳 유명 관관지 중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없는, 메이드인 차이나 기념품 없는 곳이 없는데 아직 이 멀고 먼 에게해 깊고 깊은 산속마을 까지는 닿지 않은 듯 했다.



늘씬하게 뻗은 줄기와 이파리들이 멋들어진 그늘을 만들어 놓았다.





마놀레이츠 마을의 수공품 상점.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모냥새에 시선을 뻇기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리스 어딜가나 무화과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보라색 무화과는 이곳에서 처음 봤다






다소 경사가 심한 계곡을 끼고 있는 마놀레이츠 마을의 꼭데기 타베르나.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메제(그리스어로 '안주'를 뜻하는 말), 그리고 산아래 경치에 취했던 오후.






사진 한 장 안 남기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어느 플라티아의 레스토랑






녀석, 시크하기는.






골목 골목이 소박하게 치장을 하고 시선을 사로 잡는다.






전형적인 그리스 전통 스타일의 대문






'피타고라스의 잔'이라고 이름붙여진 도자기 제품들






즉석 '연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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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 여정 : 사모스섬 바티(Vathi) - 레모나키아 해변(Lemonakia Beach)



갈매기, 아이폰으로 잡다. 미틸리니에서 사모스섬으로 가는 배 안에서.




미틸리니에서 사모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히오스섬. 배가 정박한 10분동안 잠깐 내려 달달한 간식을 사왔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천연 껌이 자라는 곳으로 유명하다.




어스름히 새벽 안개가 내려앉은 몰리보스를 떠나 미틸리니-히오스를 거쳐 사모스에 도착

바티 항구는 사모스섬의 첫 관문 답게 여행사, ATM, 카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다음 여행지로 가는 배도 예약할 겸, 여행사에 들렸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지도를 챙겨 본격 여행에 나섰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오렌지색 파라솔의 조화. 레모나키아 해변.




지나가다 해변이 너무 예뻐서 오아- 하고 반해서 보고 있는데 오토바이 타이어펑크


근처 타베르나 사장이 친절하게 도와준 덕분에 가까운 숙소도 안내 받고 오토바이는 다음날 순조롭게 고쳤다.


한참 더운 오후에 지나가는 차도 드문 산길 한복판이었으면 어떡할 뻔 했냐며! 서있다 펑크난줄 알았으니 다행이지 주행중 펑크였으면 어쩔뻔 했냐며! 

다시 생각해도 천만 다행이었다.


레모나키아 해변과 바로 연결되어있는 숙박시설들. 마치 개인 해변인가 싶을 만큼 숙박시설과 해변이 가깝다.



게다가 깔끔하고 전망 좋고. 조용하고, 가격도 저렴한 한데다 해변이나 번화가까지 접근성도 좋은 숙소도 소개 받았으니 전화위복도 이런 전화위복이 없었다.


저녁 먹고 소화시킬겸 번화가에 산책 갔다가 분위기 괜찮은 해변 바에서 모스카토 다스티를 마시고 어느 라이브 바에서 흘러나와 그 길을 가득 채웠던 음악 소리에 흠뻑 젖어들기도 했다.


물병과 컨셉을 이룬 조명이 인상적





인공적인 조명에도 바다는 여전히 에메랄드색으로 빛나고 있다.



계획한다고 계획대로 다 되는 것도 없고 계획 없다고 불안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계획하지 않은 걸음에 행운이 그리고 행복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우연히 얻어걸린 일출




숙소에서 바라본 코카리 마을(Kokkari Village)



# 간략 정보

1. 숙소 추천 : Lemonakia Hotel 

http://booking.com/18015069d0a01044c

주로 독일,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과 같은 북유럽 여행객들이 많다. 레스보스섬과 가까운 이유로 레즈비언들도 종종 눈에 띄고. 연령대도 보통 30대 중반 이상들이었다. 즉, 조용하게 책읽고 사색하고 자연친화적인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딱! 여행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번화가와 해변 모두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2. 카페 추천 : Cafe Del Mar

paralia ammos-kokkari, 83100 Sámos, Samos, Greece 

+30 2273 092779

https://www.facebook.com/pages/Cafe-Del-Mar-Kokkari-Samos/189933524387810

우리집 거실에 딱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편안한 소파와 모던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그리고 편안한 음악. 은은한 조명의 해변가 자리까지. 분위기 좀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




 

Posted by coo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