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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 여정 

티라 - 검은모레 해변 - 이아




미코노스 자클레오에서 샴페인에 훈남들에 기분 좋게 취해 섬 반대편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날은 저물어 바람이 차가워지는데 레스토랑은 찾기가 힘들었다. 결국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가보니 해변가 앞에 위치한 호텔급 레스토랑. 여기서 맛본 살딘(Sardin) 구이가 그 어느 곳에서보다도 가장 맛있었다. 고퀄에 비해 가격은 적정선이었다. 기대이상으로 자알 먹고 자알 놀았는데 오토바이로 몰아치는 찬바람이 문제였다. 





페리에서 막 내린 인파로 가득찬 티라 항구와 멀리 보이는 화산 지형.



다음 날 아침 목이 컬컬하니 낌새가 이상했다. 산토리니 타운에 도착하자 마자 목감기용 가글부터 샀다. 경험상 그보다 나은 약이 없었다. 콧물 몸살감기로 넘어가기 전에 잡아야지 싶었다. 또 다른 문제는 와인이었다. 노을지는 산토리니에서 모스카토 다스티 그리고 산토리니의 소르비뇽 블랑. 사모스 부터 그리스의 섬들은 로컬 와인을 맛보는 즐거움도 솔솔했던 것이다. 분위기에 취해 맛에 취해 그리고 이야기에 취해. 로맨틱한 산토리니의 첫날밤이 가고 있었다.



티라 마을의 야경. 은은하면서도 호사스럽다.






티라마을의 노을과 샴페인. Fabulous.






노을과 칵테일. 알코올과 풍경에 취하다.




가글에 따뜻한 샤워까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온 몸이 오한에 떨리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 그토록 심한 몸살 감기는 처음이었다. 일부러 샤워 타올까지 겹겹이 덮고 땀을 쭉 흘린다음 일어나니 한결 몸이 가벼워 진 듯 했다. 


새벽 5시에 눈이 떠져서 이것 저것 메시지 체크에 배편 일정 점검을 하고 또다시 따끈히 샤워를 했다. 


각자 지구 반대편에서 세계여행을 시작한 브라질리언 커플과 싱글녀, 그들과 함께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여행의 소회를 나눴다. 한국의 평범한 2~30대에겐 먼 얘기로 느껴지는 세계여행. 그들에겐 성장의 관문처럼 마땅히 경험해야 하는 과정처럼 보였다. 




검은모레 해변으로 가는 길에 만난 또 다른 화산지형. 고대 그리스 인들은 이런 바위에 굴을 만들어 살았다고.






검은모레 해변처럼 검게 그을리고 깡마른 아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왔는데 혼자서도 잘 논다.




산토리니 특유의 앉은뱅이 포도. 화산재와 고온건조한 기온의 창조물이라고. 세계적인 와인 유행을 타고 산토리니 곳곳에도 와인 박물관, 와이너리 투어가 성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모레 해변을 찾아 나섰다. €12짜리 미코노스 파라다이스 비치 파라솔에서도 2시간을 채 모 보냈었는데 이 날은 늦은 오후까지 여유롭게 해변을 즐겼다. 파도가 잔잔해서 수영하기도 맞춤이었고. 넉넉하게 휴식을 취한 뒤 산토리니에서 가장 유명한 이아(Oia)마을로 향했다.



산토리니하면 파란 지붕과 하얀 회벽의 교회.





이아마을 노을 보러 가는길. 감동적이었던 삼중주.




노을로 물들기 시작하는 이아마을





골목골목 들어찬 인파를 헤치고 명당을 차지한 보람이 있었던 풍경. 선셋투어 비용을 지불한 그들은 노을과 그들이 탄 배가 만들어낸 장관을 볼 수 없다는게 함정.



이아 마을의 석양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까지도 잘 알려진 명소 코스 중에 명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노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라며 일행은 미리 나의 기대를 낮춰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버글버글해서 일단 자리 신경전에 감상의 50%는 빼앗긴 느낌이고. 해야 만날 하는 일이 뜨고 지는 일인데 그게 이아마을에서 본다고 얼마나 특별하겠나. 잔뜩 기대한 이들에겐 미안하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아마을의 노을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아주 가까운 주변 섬들 마저 구름 위에 떠 있듯이 수평선의 경계가 모호해서 자못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것.  지금은 사화산이지만 산토리니가 화산활동에 의해 탄생한지라 아직도 화산재 부유물들에 둘러싸여있는 까닭이라고 한다. 그리고 하얀, 새하얀, 단체로 약속이라도 한듯 하얀 집들이 노을 색으로 일제히 물들어 아름답기도 하고.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다른 점은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을 때 사람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 같이 박수를 쳤다는 점. 그 느낌 노칠새라 우리 일행도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해가며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올리브 잎사귀를 모티브로한 악세서리. 겟.




또 한편, 이탈리아 명품 못지 않은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수공예품이 그리스 곳곳에서 팔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산토리니 역시 수많은 수공예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개인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딴 제품까지. 어떤 가이드북에 따르면 그리스에 왔다고 해서 굳이 그리스다운 디자인을 택할 필요는 없다고. 오히려 중국산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가게들 중에 3평도 안 될것 같은 좁디 좁은 악세서리 가게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악세사리를 발견. 그리하여 일행으로 부터 올리브 잎사귀를 본 딴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선물받았다. 가격도 거품없는 €100 내외. 그리고는 로맨틱해진 분위기에 둘러싸여 레스토랑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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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와인을 홀짝홀짝 마시지 않을 수 없었으니 나머지 여행은 줄곧 감기와 함께였다.


파로스 섬에서 호주인 친구들을 만나 간만에 대화 좀 하게 생겼는데 목소리가 안 나왔다. 인형같은 어린이들이 막 뛰어다니던 아테네 친척 세례식 때 애들은 그저 멀리서 사진만 찍어줘야 했다. 몹쓸 감기 옮길 까봐.


레스보스로 돌아온 오늘(9월 2일) 까지 거의 일주일을 꼬박 앓아 주시니 내일은 좀 정상인으로 돌아오자. 주변 사람들한테 걱정끼치지 말고.


초반엔 모기 때문에 고생하고 이제 감기까지 말썽이니 관리만 잘 했더라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들이 너무 큰일이 되어 주변에 심려끼치고 나도 기운 없고. 


상상 이상으로 나약한 나의 저질 체력에 실망했고 그런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챙겨주는 일행과 주변인들의 노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간략정보

1. 숙소 추천 - Villa Pavlina

Karterados, Santorini, Santorini Island 84700 Greece 13 38 10

자세히 보기 

2인기준 1박 35 요금치고 꽤나 깔끔하고 아늑한 방이 제공된다. 아무래도 중심 번화가인 티라나 이아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탓인 것 같다. 스쿠터나 4륜오토바이로 이동이 자유로운 경우에는 번화가로부터 이정도 거리(약 15분)는 큰 핸디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챙겨주는 그리스식 아침도 맛있었고. 영어 통역은 아들 '야니(John)'가 담당하고 있다. 이전 숙소에 아이폰 충전기를 두고 오는 바람에 순간 패닉;이었는데 야니가 삼성 충전기도 빌려주고 주인 가족 모두 친절했다. 

본채 2층방을 빌린다면 검은모레 해변과 앉은뱅이 포도밭, 파란지붕 교회 등을 포함한 괜찮은 뷰도 누릴 수 있다.


2. 쇼핑 일정 추천 - 8월 마지막 주. 

8월 마지막 주는 성수기의 끝물로서 이 떄 섬 사람들의 거의 2/3 정도가 다 빠져나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상점들도 막판 처분 세일을 하기 마련. 덕분에 티라 번화가 한복판에서 이탈리아 브랜드 선글라스를 20에 득템할 수 있었다.

단, 주의할 점은 섬을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으므로 미리 다음 여행지 배편이나 비행기편을 예약해야 한다는 것.




Posted by coooolj